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내겐 당신이 있습니다. 내 부족함을 채워주는 사람--
당신의 사랑이 쓰러지는 나를 일으킵니다.
내게 용기, 위로, 소망을 주는 당신.
내가 나를 버려도 나를 포기하지 않는 당신.
내 전생에 무슨 덕을 쌓았는지, 나는 정말 당신과 함께 할 자격이 없는데
내 옆에 당신을 두신 신에게 감사합니다.
나를 사랑하는이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내 삶의 가장 커다란 힘입니다 . ( 장영희의 영미 산책 -- ''생일'' 중에서 )
우리 삶에서 이런 사랑을 가진 사람은 세상에서 가장 복받은 사람 아닐까… 영문학자 장영희 교수를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저물어 간 해 그녀가 남기고 간 저서 등을 어루만지며 그녀가 남기고 간 문학의 혼이 그리움 되어 내 영혼을 흔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만들자’ 이 책은 저의 운명과는 상관없이 아름다울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진 책입니다. 척수암으로 사경을 헤매면서 장영희 교수가 남긴 말이다.
영시 번역을 해 세상에 내놓으며 영문학사에 빛나는 기라성 같은 시인들의 아름다움을 드러 낸 영시를 읽으며 진한 아픔, 기쁨을 느끼며 무색채인 세상에 무지개가 뜨듯이 황홀한 느낌 잊혀진 꿈이 되살아나게 하는 ‘희노애락’을 느끼게 하는 마음이란 게 있었구나… ‘이봐요! 내가 여기 있잖아요’ 옆사람과 눈 맞추고 이야기하고 싶은 감동, ‘시인은 바람에도 색깔을 칠하는 사람입니다.’ 그녀의 영시 해설을 담은 독자들을 감동케한다. 시인은 머리가 폭발해버린 듯한 느낌이 들 때 시를 쓴다고 합니다. ‘나의 노래를 만드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나의 심장입니다’ 시인은 말합니다.
나같이 부족한 사람은 시인들이 남기고 간 시를 읽고 소개하는 것 만으로도 감격이며 가슴 벅찹니다. 왜 장영희 교수는 그리 일찍 세상을 떠났을까… 척수암 발생으로 투병 중에도 ‘이 아침, 축복의 꽃비가 낙엽 기다리는 오솔 길에서’ 그녀의 칼럼 제목은 시적이고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새로운 생명의 힘을 북돋아 주는 ‘생명’은 새 생명을 내 영혼 깊숙이 맞이하는 마음의 용기였다고 말한다.
‘내 생에 단 한 번’ 등 수많은 책을 쓴 장영희 교수는 과연 누구였는가… 서강대 교수이며, 영문학자 장영록 교수님의 딸인 장영희 교수는 시란 마음을 읽으면 쉽고, 결국 시는 우리의 삶 자체라고 말한다. 시는 아프고 힘든 것도 기쁨과 감사로 보듬어 주는 따뜻한 마음 한 조각이며 우리의 삶 그 자체라 말합니다. 자신의 글보다 많은 시인들의 시를 우리 곁에 가까이 두고 읽고싶은 두손을 활짝펴서 남김 없이 주는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소아바비로 평생 목발을 짚고 살아야 하는 그녀는 하도 많이 웃어 얼굴에 깊은 주름 살이 생길 정도 였다니 무엇이 그녀의 인생철학 이었을까… 그녀의 문학은 깊은 고전에 심취한 현인의 깨달음을 을 지니고 초연한 정신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인생 철학으로 대범한 풍자적인 초연한 정신으로 인생을 살아가려는 의지에 있다. 불굴의 아픔을 딛고 일어나라, 일어나라 살아야한다고 외치며 꿈꾸며 살아 온 그녀의 심원한 문학, 위대한 철학이 문학적인 사상 속에 숨겨져있다. 인간의 진정한 위대함은 그 어떤 사상이나 이론이 아닌 ‘사랑’이라 시인은 말합니다. 문학은 ‘어떻게 서로 사랑하며 사는가’에 귀착한다 말한다. 침대 머리맡에 두고 읽고 또 읽어도 싫지 않는 그녀의 문학 세계 속에는 웃음, 눈물이 섞여 짜여진 깊은 영혼의 모음들이 시인 장영희 그녀의 문학, 철학 사상은 깨어 있는 내 영혼의 샘물이다. 사랑 없어 목마르고 전쟁이 끝이 없는 이 풍진 세상에 고 장영희 시인의 맑은 웃음이 저물어가는 한 해에 왜 이리 그리운 걸까…
어제를 동여맨 편지를 받았다.
늘 그대 뒤를 따르던
길 문득 사라지고
길 아닌 것들도 사라지고ㅡㅡ
사랑한다
사랑한다
추위 환한 저녁 하늘
찬찬히 깨어 진
글들이 보인다
성인 눈 내리고
땅위에 내려 앉지 못하고
눈뜨고 한없이 떠다니는 몇송이 눈
내 조그만 사랑 노래
(황동규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