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삶과 생각] 한순간의 아름다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10-10 17:55:23

삶과 생각, 장재웅 목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윌리엄 홀(William J, Hall)과 그의 부인 로제타 셔우드 홀(Rosetta Sherwood Hall)여사는 한국에 의료 선교사로 갔다가 서울에서 1893년에 결혼하여 그 이듬해에 평양으로 가 선교한 의사부부이다. 남자 의사가 여자 환자를 볼 수 없었던 그 시대에 아펜젤러 선교사와 의사였던 스크랜튼의 요청으로 미 감리교 여선교부는 1890년 이들을 한국에 보내게 된 것이다.

그 후 그들은 서양 기독교 선교사들에 대한 감정이 상당히 악화되어 있었던 평양에서 사역하도록 보내지게 되었다. 그 당시 상황은 통역자와 그들에게 집을 판 사람들까지도 관아에 붙들려가 죽도록 매질 당하였던 시대였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 속에서 윌리엄 홀은 노블 선교사에 보낸 편지에서 이런 말을 했다.

“하나의 생명을 희생하여 이 도시를 개방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면 나는 기꺼이 그 생명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겠습니다.(If it is God’s will to open up this city by the sacrifice of one life, I am not unwilling to be that one.)”

결국 그는 1894년 청일전쟁 때 평양 인근에 있던 부상병들을 치료하다가 장티푸스에 걸려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땅에 묻혔다. 홀로된 로제타 홀 여사는 그 이후 어린 딸을 또한 평양에서 잃게 된다. 실의와 좌절에 빠진 그녀는 선교사역을 포기할 정도로 완전히 희망을 잃고 미국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가까스로 주위의 도움으로 다시 용기를 얻어 남편과 딸이 묻힌 한국을 다시 찾게 되고 1899년 맹인들을 위한 점자교육을 실시하고 1928년에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의 전신인 조선 여자 의학강습소를 설립하여 최초로 한국에서 여의사들을 길러내는 등 의료선교사로 크게 공헌하였다. 

그의 아들 셔우드 홀도 한국과 인도에서 의료선교사로 헌신하며 한국에서 결핵요양원을 처음 설립하고 크리스마스 실도 처음으로 도입하였다. 그들은 미국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을 마다하고 선교사로서 머나먼 한국에서 자신의 생명을 드리게 된 것이다.

노년에 병고에 시달리면서도 마지막까지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박애와 봉사정신으로 인술을 펼치며 평생 무소유를 실천하며 ‘바보의사‘라고 불리며 살아온 고 장기려 박사는 “나는 의학도가 되려고 지원할 때 치료비가 없어서 의사의 진찰을 받지 못하고 죽는 환자들을 위하여 의사 일을 하려고 결심하였다. 그래서 의사가 된 날부터 지금까지 치료비가 없는 환자를 위한 책임감을 잊어버린 날은 없었다. 나는 이 결심을 잊지 않고 살면 나의 생애는 성공이요 이 생각을 잊고 살면 실패라고 생각하고 있다.”(부산모임 1980년 4월호)라는 고백을 한 적이 있었다.

한 순간의 사명을 위해 사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지 모른다. 인생이란 마치 올림픽 선수가 경기에 한 번 출전하기 위해 수많은 날들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 인생이란 음악인이 한 순간의 연주회를 위해 수많은 시간을 연습하는 것과 같다. 인생이란 십자가를 앞에 둔 사랑하는 주님을 위해 자기의 전 재산인 옥합을 깨뜨린 여인처럼 사는 것과 같다. 가장 고귀한 일을 위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자기 전체를 한 순간에 깨뜨리는 것이다. 그 한 순간의 아름다움을 위해 사는 것이다. 

<장재웅 목사>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김인구 변호사 질문 1. 트러스트가 뭔가요? 종이위에 써진 문서 아닌가요? 회사처럼 여러 경제활동을 할수 있는 법적인 존재 아닌가요?기본 성격: 종이 위에 작성된 문서가 맞음. 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국의 50년이 넘은 지인 장 0 0로부터 받은 해 저물녘의 아름다운 영상에 환호하고 있다. 석양에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장관은 참으로 경이롭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최선호 보험전문인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65세 전후가 상당히 중요한 나이가 된다.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자영업

[애틀랜타 칼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이용희 목사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많이 권유를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벌레박사 칼럼] 집 매매시 터마이트 레터 준비하기

벌레박사 썬박이곳 조지아는 집 매매시 터마이트 클로징 레터(Termite clearance letter) 가 반드시 필요한 필수 서류는 아니지만, 집 매매시 대부분의 바이어가 요구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