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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트럼프 공범 기소가 중요한 이유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8-28 13:46:58

특별기고, 폴 왈드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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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턴 카운티 지방검사 패니 T. 윌리스가 트럼프를 기소하자 전 대통령에 비판적인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조차 네 번째 기소는 지나친 게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해 연방법 위반 혐의로 이미 형사 기소된 상태에서 조지아 주의 추가기소가 과연 필요했을까?

트럼프 한 명만을 놓고 보면 그런 의문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에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한 또 다른 측면이 있다. 풀턴 카운티 대배심의 기소 결정은 오는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의 또 다른 공격으로부터 미국의 민주주의를 지켜내고, 법과 정의를 구현하는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치였다. 

단지 트럼프만을 기소한 잭 스미스 연방 검사와 달리, 윌리스는 2020년 대선 당시 조지아주 선거결과 조작 시도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18명의 공범을 함께 기소했다. 이 때문에 기소내용이 복잡해졌지만 그만큼 사안의 중요성도 커졌다.   

트럼프는 차기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반드시 선거결과 뒤집기를 시도할 것이다. 그가 선거패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지만 그가 단독으로 선거결과를 뒤엎기란 불가능하다. 선거참모, 변호사, 주 정부 관리와 가짜 선거인단 구성원 등 숱한 조력자들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 차기 대선에서 바로 이같은 공모자의 위치에 서게 될지 모를 후보자들이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에서 펼쳐질 ‘법과 질서’의 드라마를 유심히 지켜볼 것이다.   

트럼프와 공범자들은 머그샷과 지문을 찍고, 보석금을 낸 후 보석조건을 전달받았다. 물론 그들이 지불해야할 법적비용도 산더미처럼 쌓여가고 있다. 트럼프의 차기 쿠데타 시도에 가담할 것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그들을 기다리는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 확실히 보았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조지아주의 무더기 기소는 형사사법절차의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인 범죄억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범죄자를 사법처리하는 이유는 정의를 실현하고 위험인물을 사회로부터 제거하려는 것이기도 하지만 미래의 범죄를 막으려는 의도도 포함된다. 말하자면 모든 범죄행위에는 반드시 벌이 따른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에게 주지시키기 위해서다.   

조지아주에서 트럼프와 공모한 혐의로 기소된 자들 가운데에는 (루디 줄리아니처럼) 이름깨나 알려진 유력인사, (존 이스트만과 제프리 클라크 등) 선거결과 뒤집기 계략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는데 앞장선 숙련된 측근 법률가들 외에 낮은 곳에서 트럼프의 ‘거사’를 도운 다소 생소한 관리들이 포함되어있다. 이는 트럼프로부터 자신의 음모에 가담해달라는 전화를 직접 받을 만큼 중요한 인물뿐 아니라 허위문서에 서명한 하위 조력자까지도 부패 및 조직범죄처벌법(RICO) 위반혐의로 줄줄이 법망에 걸려들 수 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물론 2020년에도 트럼프의 음모가 모종의 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는 있었지만 조지아주의 경우처럼 엄정한 사법처리가 뒤따를 것이라곤 생각지 않았다. 선거에서 패배한 후에도 계속 권력을 유지하려 시도했던 트럼프는 그에게 맹종하는 하수인들의 지지와 함께 중대한 범죄 행위가 자행되고 있거나 곧 일어날 것으로 판단한 일부 측근들의 저항에 직면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사태를 조사하는 의회 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전 백악관 법률고문인 에릭 허슈만은 대통령의 주변인물들이 수상쩍은 일을 꾸미고 있다는 소식을 접한 후 그들 중 한명인 이스트만에게 “잘나가는 형사법 전문변호사부터 선임하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자신을 대신해 선거를 도둑질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거부한 주정부 관리들도 있다.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 주무장관과 당시 애리조나주 하원의장이었던 러스티 바우어스는 공직자의 헌법수호 서약에 위배되는 행동을 할 수 없다며 트럼프의 불법적인 협조요청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기소된 일부 법률가들은 선거결과 뒤집기 시도로 실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믿지 않았던 것처럼 보인다. 트럼프의 음모에 가담한 사람들 중 최소한 일부는 차량절도나 폭행은 명백한 범법행위지만 사상 유례없는 ‘선거 도둑질’은 사법처리 대상이 아닌 정치판의 과격한 게임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이제 그들도 생각을 달리할 것이다.  

그렇다고 내년 11월 선거가 원만히 진행될 것이라는 뜻은 아니다. 골수 공화당 지지자들은 그들이 패한 선거를 모조리 사기극으로 규정할 것이다. 지방의 선거담당 관리들은 거의 틀림없이 위협과 협박에 직면할 것이다. 

정부 안팎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혼란의 씨를 뿌릴 것이고, 트럼프는 선거 이후 수개월 동안 가상의 불법선거를 소리 높여 성토하며 성질을 피울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선거 도둑질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2022년, 의회는 지난번과 같은 선거인단 인증절차 악용 시도를 방지하기 위한 선거인계수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의 하수인들을 무더기로 기소한 윌리스의 결정 덕분에 설사 트럼프가 선거 도둑질에 가담해달라고 직접 요청한다 해도 부름을 받은 당사자들은 그의 말을 따르는 것이 생애 최악의 실수가 될 것임을 알고 몸을 사릴 것이다. 이들이 앞으로 있을지 모를 트럼프의 음모에 가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스스로 ‘몸조심’을 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폴 왈드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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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왈드만은 워싱턴포스트의 정치 전문 칼럼니스트로, 미디어와 정치에 관한 책 4권을 저술했으며 여러 신문과 매거진에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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