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경동나비
첫광고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환대의 삶에서 부르심의 세계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3-08-09 18:47:46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최 모세( 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근래에 이르러 크리스천의 신앙 공동체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떠나는 분들이 있다. 함께 헌신했던 성도들을 환송하는 예배가 부쩍 잦아지고 있는 현실에 전도서 기자의 신앙고백을 가슴 깊이 새기게 된다. “한 세대는 가고 한 세대는 오되 땅은 영원히 있도다”(전 1:4)

무엇이나 때가 있다.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다. 모든 일이 이룰 때가 있음이라” (전 3:2-17)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을 가거니와”(전 3:20) 

인생은 죽음 앞에서는 예외가 없으니 항상 “죽음을 기억하라”(메멘토 모리)라는 말을 깊이 생각하게 된다.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면 없어지나니 그곳이 다시 알지 못하거니와” (시 103:15-16)

시편 기자는 이 세상의 영화가 어느 한순간에 사라져 가는 덧없음을 탄식하고 있다. 인생이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깨닫지도 못한 채 살아가고 있음을 말이다. 현실적인 삶의 긍정적인 의미를 캐는 노력조차 헛되다는 것을 시편 기자는 고백하고 있다.

어제 오후 이ㅇㅇ 전도사님의 충격적인 부음을 받고 한동안 망연자실하였다. 이 전도사님이 어느 한순간에 안타깝게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우리들의 곁을 떠났다. 지금 하나님께서 그분을 부르시는 깊은 뜻을 우리의 영성이 흐려져 알 수가 없다. 이 전도사님의 환대의 삶은 예배위원으로서 사역을 담당할 때 친절과 겸손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있었다. 언제나 환한 표정의 웃음이 넘치는 모습은 선한 인품과 삶의 품격이 빛을 발했다.

예전에 주일날이면 반갑게 다가와 열정적으로 포옹하며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던 자애로운 모습이 마냥 눈에 선하다. 어려움에 직면한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고 도움을 주시는 마음 넉넉한 분이었다.

그분은 그리스도의 사랑의 마음으로 삶 속에서 배려와 헌신으로 섬김의 사명을 담당해 왔다. 늘 맑은 웃음이 가득했던 전도사님과 나는 동년배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깊은 정이 들었다. 만날 때는 마음이 한없이 편안하게 느껴지던 분이었는데 어느새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게 되어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

지난 봄에 이 선교사님의 아내이신 기도의 사람 C 목사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서로 안부를 묻고 반가움에 목소리가 친근감으로 희열에 들떠 있었다. 나의 청각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서 보청기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둘루스 지역 Z 마트 주차장에서 만나자는 기쁜 소식에 흥분된 가슴을 진정시키느라고 애썼다. 우리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3년 만에 만나는 기쁨에 넘쳐 서로 얼싸안고 어쩔 줄 몰랐다. 뜻밖의 선물인 보청기를 받아보는 순간 감탄사와 함께 고마움에 할 말을 잃었다. 목사님 전도사님 두 분이 시무하는 교회의 강ㅇㅇ 장로님께서 선물하신 보청기는 가격과 성능도 우수한 제품이어서 고마움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라는 말씀이 내내 가슴을 훈훈하게 하여 행복감에 젖어 들었다.

감사한 마음을 안고 헤어지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시무하는 교회로 인사차 찾아뵙기로 약속을 했었다. 최근에 속히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이내 찾아뵙지 못했다.

지난 주일(7월 23일) 저녁 이 전도사님의 갑작스러운 부음에 억장이 무너진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부끄러움과 죄책감에 내내 오열했다. 그날의 만남이 마지막이 되다니… 고인께 헌화하며 묵념한 후 잠자는 듯한 평화스러운 모습에서 크리스천의 맑은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향년 79세 주님과 함께한 맑으신 성품의 일생은 아내 되시는 목사님을 받들어 신앙의 겸손을 실천한 귀감이 된 분이다. 이ㅇㅇ 전도사님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사역의 현장에서 자신을 낮추어 섬김의 삶의 본이 되는 하나님의 귀한 사역자이었다. 이제 하나님의 부르심의 세계에서 영면하게 된다.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목이 메어 찬송하면서 크리스천의 고귀한 정체성을 지니셨던 경건한 삶에 경의를 표한다. 이웃을 환대하는 삶에서 부르심의 세계로 옮기신 전도사님의, 영혼의 안식을 위해 두 손을 모아 기도한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김인구 변호사 질문 1. 트러스트가 뭔가요? 종이위에 써진 문서 아닌가요? 회사처럼 여러 경제활동을 할수 있는 법적인 존재 아닌가요?기본 성격: 종이 위에 작성된 문서가 맞음. 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국의 50년이 넘은 지인 장 0 0로부터 받은 해 저물녘의 아름다운 영상에 환호하고 있다. 석양에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장관은 참으로 경이롭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최선호 보험전문인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65세 전후가 상당히 중요한 나이가 된다.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자영업

[애틀랜타 칼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이용희 목사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많이 권유를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