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 사태’ 형사재판
2021년 3월 파생금융상품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로 월가를 뒤흔든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의 사기 혐의 사건에 대한 형사재판에서 그와 거래한 투자은행 담당자가 황씨의 펀드가 단 하루 새에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날린 것을 뒤늦게 알고 “극도로 걱정스러웠다”라고 증언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날 뉴욕남부연방법원에선 아케고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이하 아케고스) 설립자인 황씨의 사기 혐의 사건 형사재판 심리가 이틀 째 열렸다. 마진콜을 촉발한 사건은 2021년 3월 22일 비아콤CBS(현 파라마운트)의 갑작스러운 20억 달러 규모의 증자 발표였다. 증자 발표 다음 날인 23일 비아콤CBS 주가는 9% 급락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브라이언 페어뱅크 전 UBS 리스크 매니저는 아케고스를 상대로 추가 증거금 요구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즉각적인 걱정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직전 해 아케고스의 성과가 탁월했고, 불과 2주 전만 해도 현금만 60억∼70억 달러를 쥐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4일 비아콤CBS 주가는 23% 폭락했고, 추가 증거금 요구액은 더욱 늘어났다. 25일에도 주가 하락 폭은 5%나 됐다. 페어뱅크 전 매니저는 그날 전화에서 황씨가 아케고스의 자본금이 90억∼100억 달러라고 밝힌 것을 두고 “그 말은 아케고스가 하루 새 50% 넘는 돈을 날렸다는 것을 뜻했다”라고 말했다.
그 전의 손실까지 포함하면 며칠 만에 자본금의 60∼70%를 잃었다고 그는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