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고용증가 18만건 그쳐
실업률 3.9% 전망치 상회
과열 노동 시장 냉각 시사
‘골디락스’수치, 월가 환호
4월 신규 일자리 증가 폭이 예상치를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은 상승했고, 주간 임금 상승률이 하락하는 등 그동안 뜨거웠던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3일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4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7만5,000건 늘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4만명을 큰 폭으로 밑도는 수치다. 또한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분(24만2,000건)에도 크게 못 미쳤다.
4월 실업률은 3.9%로, 3월의 3.8%에서 증가하며 전문가 전망치(3.8%)를 웃돌았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시장 전망(0.3%)에 못 미쳤다. 1년 전과 비교한 평균임금 상승률은 3.9%로 2021년 6월 이후 2년 10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평균 수준을 크게 밑도는 고용 증가세와 임금 상승률은 둔화는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용 초과수요에 기반한 뜨거운 고용시장은 그동안 물가상승 압력을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중앙은행인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RB·연준) 의장도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강조해왔다.
노동시장의 전반적인 약화를 시사하는 4월 고용보고서를 두고 월가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 보고서라며 환호했다.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댄 스즈키 차석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매우 시장에 우호적인 고용보고서”라며 “고용 증가세가 완만하게 둔화하지만 급랭하지는 않고 있음을 시사하고 이는 임금 상승 압력을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시장 친화적인 수치가 나왔다”라며 “미 경제의 냉각은 채권 및 주식 투자자들이 원하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이것이 경제에 뭔가 나쁜 일의 시작임을 알리는 신호인지를 놓고는 논란이 일 수 있지만, 아무도 오늘 아침의 분위기를 망치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시장 과열이 완화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지표가 나오면서 3일 뉴욕증시가 강세로 마감했다.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기대도 약해지면서 미 국채 수익률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 지수는 전장보다 450.02포인트(1.18%) 오른 38,675.68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63.59포인트(1.26%) 오른 5,127.79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315.37포인트(1.99%) 상승한 16,156.33에 각각 마감했다.
고용시장 약화를 시사하는 이날 보고서는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를 개시할 수 있다는 기대를 되살렸다. 금리 인하 기대감 강화에 AMD(3.04%), 마이크로소프트(2.22%), 엔비디아(3.46%), 메타(2.33%) 등 기술주들이 강세를 나타냈다.
전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애플은 1,100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식에 이날 6% 급등 마감했다. 바이오테크 기업 암젠은 실적 호조와 비만치료제 기대에 11.8% 급등했다.
미 채권 수익률은 급락했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이날 뉴욕증시 마감 무렵 4.50%로 하루 전 같은 시간 대비 8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같은 시간 4.81%로 하루 전 대비 8bp 떨어졌다.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 매지니먼트의 에밀리 롤런드 최고투자전략가는 “이번 고용지표는 경제가 과열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를 덜어줬고,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렸다”며 “고용시장의 나쁜 소식은 연준이 연내 금리 인하가 가능함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