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서 ‘스포츠 도박’ 합법화
미국의 3월 스포츠는 대학농구가 지배한다. ‘3월의 광란(March Madness)’으로 불리는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디비전1 토너먼트가 열리기 때문이다. 미 전역에서 선발된 68개 팀 중 어떤 팀이 우승할지, 하위 시드를 받은 팀 중 어떤 팀이 상위 시드를 꺾고 돌풍을 일으킬지가 이달 내내 화제다.
특히 2018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주정부 차원의 스포츠 베팅(도박) 합법화가 이뤄지면서 NCAA 농구 토너먼트 한 경기마다 어마어마한 판돈이 걸리고 있다. 지난해 NCAA 남자농구 결승 한 경기 베팅 액수만 31억 달러에 달했을 정도다.
올해는 1라운드가 열리는 오하이오를 비롯해 캔자스ㆍ매사추세츠ㆍ메릴랜드주에서는 대학농구 토너먼트가 더욱 관심이라고 미 A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새해 들어 4개 주에서 새롭게 스포츠 도박이 허용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1992년 제정된 연방법 ‘프로와 아마추어 스포츠 보호법(PASPA)’ 때문에 라스베이거스가 있는 네바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에서는 스포츠 도박이 금지됐다. 그러나 카지노 산업이 침체된 뉴저지주에서 스포츠 도박 합법화를 꾀했고 2018년 대법관 투표 6 대 3으로 합법화가 인정됐다.
3월 기준 미국 50개 주 중 33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서 어떤 형태로든 스포츠 도박이 가능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거나 술집, 식당, 식료품점의 키오스크 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방식이다.
스포츠 도박 활성화로 미국 각 주는 수익이 급증하고 있다. 오하이오는 지난 1월부터 스포츠 도박을 허용하면서 첫 달에만 11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이상의 판돈이 모였고 주 세금 수입은 2,000만 달러 넘게 창출됐다. AP는 “이 결과는 주의회에서 스포츠 도박 운영 첫 6개월 동안 예상했던 수익의 거의 3배에 달한다”라고 전했다.
2019년 스포츠 도박을 허용한 뉴욕주에선 모바일 스포츠 도박 수익에 51%의 세금을 부과한다. 그 결과 3월 말 끝나는 2023 회계연도 주세 수입 예상치(3억5,700만 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6억6,100만 달러가 걷힐 전망이다. 인디애나주 역시 스포츠 도박 세금은 2022 회계연도에 3,100만 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2019년 의회에서 처음 승인됐을 때의 예상액 1,200만 달러의 3배 가까운 수치다.
업계 최대 로비단체 미국게임협회에 따르면 2018년 대법 판결 이후 스포츠 도박으로 주 및 연방 세금은 30억 달러 이상이 걷혔다.
미국 내 스포츠 도박 활황으로 연방과 주정부 수입은 늘어나고 있지만 아마추어 스포츠의 순수성 상실, 승부 조작 같은 부정행위, 도박 중독 만연 등 부작용과 우려되는 부분들은 이야기가 쏙 들어간 분위기다.
< 워싱턴=정상원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