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민 120주년 기념 태평양 요트 원정대
샌디에고서 배선 수리 현재 580마일 항해
교회·한인회 등 나서 3월말 ‘알로하’ 화환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LA 인근 마리나 델 레이를 떠나 하와이를 거쳐 인천까지 1만 마일 요트 대장정에 나선 원정대가 거센 파도와 세찬 바람을 뚫고 순항 중이다. 4인의 원정대를 이끌고 있는 남진우 대장은 13일 본보와의 위성전화 통화에서“대원들 모두 건강하며 하루 130~140 마일 속도로 1차 기항지인 하와이를 향해 순조롭게 전진하고 있다”고 첫 소식을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원정대를 실은 37피트짜리 대항해용 요트 ‘이그나텔라호’는 출항지인 마리나 델 레이를 기준으로 남서쪽으로 495 마일 떨어진 태평양 공해상을 항해 중이다.
남 대장은 “처음 출발했을 때 예상보다 바다가 사나워 항해에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고, 새로 교체한 워터히터 배선에 문제가 생겨 이튿날인 5일 오후 샌디에고에 일시 정박했었다”고 밝혔다. 원정대는 샌디에고에 정박하고 있는 동안 배 수리를 마치고 9일 오전 재출항했다.
현재 4인의 원정대는 샌디에고에서 남서쪽을 가로 질러 북위 27도, 서경 119도 위치에서 항해 중이다. 대각선 방향으로 북위 26도까지 내려간 후 항로를 서쪽으로 돌려 하와이로 향한다.
지금은 북쪽에서 부는 바람과 맞서 가며 항해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뒷바람이 부는 무역풍의 도움을 받아 항해가 점차 순조로워 질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1주일간 기온은 낮 최고 화씨 59~63도(섭씨 15~17)도 수준의 낮은 구름과 안개가 낀 비교적 쌀쌀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원들의 건강상태와 관련, 남 대장은 “밤 기온이 낮아 항해 초반에는 대원들이 코감기로 고생했다. 지금은 모두 컨디션을 회복한 상태”라고 전했다. 남 대장은 “이민 선조들이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밟았듯이 원정대도 태평양에 우리의 길을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120년 전 86명의 한인 이민 선조들이 첫 발걸음을 내딛었던 하와이에서 한인회를 중심으로 공식 환영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서대영 하와이 한인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초기 한인 이민자들의 항로를 거꾸로 거슬러 대장정에 나선 원정대가 3월말쯤 하와이에 도착하면 따뜻하게 환영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환영행사에는 한인회는 물론 한인 이민자들의 가정예배가 시작됐던 올리브 연합감리교회(김배선 담임목사)와 미주 최초의 한인교회인 그리스도 연합감리교회(한의준 담임목사)도 동참할 예정이다.
최종 목적지인 인천에선 인천광역시와 요트협회 회원들이 환영에 나선다.
인천요트협회는 6월 초순 인천의 왕산 마리나에서 열리는 전국 요트 축제행사에 맞춰 원정대가 도착하면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열기로 했다. 인천요트협회의 최강열 명예회장과 강인철 전무이사는 “한인 원정대의 용감한 도전을 높게 평가한다”며 “한국에 있는 모든 요트인들이 크게 고무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민 선조들의 출발지였던 인천광역시도 실무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인천시의 한 관계자는 “인천은 한국이민사 박물관이 소재한 곳이자 재외동포청이 들어설 유력한 후보지여서 이번 항해가 갖는 의미가 각별하다”며 “실무 부서의 협의가 끝나는대로 공식 환영행사 계획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