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민권 한인 가입자들 682억 원이나 흑자 기록
미주 한인 시민권자 등 한국 건강보험에 가입한 외국인의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국인이 한국 건보 재정을 갉아먹는다는 일부의 주장에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향후 한국 건보 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이 한국 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외국인 보험료 부과 대비 급여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건보 재정수지는 ▲2018년 2,255억원 ▲2019년 3,658억원 ▲2020년 5,729억원 ▲2021년 5,125억원 등의 흑자를 기록했다. 4년간 총 1조6,767억원의 누적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
이같은 수치는 외국인 가입자들의 먹튀 행동으로 한국 건보 재정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과 달리 오히려 건보 재정 강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미국 국적자 가입자들의 경우 2021년 682억6,000만원에 달하는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 건보공단이 치료비 등에 쓴 급여비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을 보험료로 냈다는 의미다. 아울러 국적별 외국인 재정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을 제외한 다른 외국 국적자는 모두 보험급여보다 많은 비용을 보험료로 냈다.
하지만 한국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말 외국인이나 해외 장기체류자 대상 건보가입 자격강화를 확정했다. 외국인 직장 가입자의 피부양자(배우자·미성년 자녀 제외)나 장기간 해외 체류 중인 영주권자의 경우 입국 6개월이 지난 후에야 건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한국 정부는 건보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보험 적용에 필수 체류기간(6개월)을 규정, 의료 목적 입국을 방지하는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일각에서 주장하는 외국인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이 악화된다는 이른바 무임승차 논란은 사실이 아닌 셈이다.
이 때문에 미주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건보 재정 건전성 강화 필요에는 공감하지만 재외국민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관련 정책 마련에 있어 동포 대상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