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미녀와 야수'에서 목소리 연기하고 주제곡 불러
'악녀' 연기로도 호평…오스카·골든글로브·토니상 수상
1980∼90년대 미국의 인기 드라마 '제시카의 추리극장'(원제 'Murder, She Wrote')으로 잘 알려진 명배우 앤절라 랜즈베리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96세.
유족은 이날 성명을 내고 랜즈베리가 97번째 생일을 닷새 앞두고 로스앤젤레스(LA) 자택에서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10대 시절 데뷔한 랜즈베리는 80년에 가까운 연기 인생에서 60여 편 영화에 출연했고, TV 드라마와 뮤지컬 무대에서도 명품 연기를 펼쳐 시청자와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고인은 골든글로브상을 6차례 수상했고, 브로드웨이 뮤지컬 공연으로 토니상도 5차례 품에 안았다.
미국 아카데미는 2013년 그에게 평생공로상을 수여했고, 2014년 당시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 출신의 이 배우에게 '데임'(Dame·남성의 기사 작위와 동급) 작위를 부여했다.
랜즈베리의 대표작은 TV 시리즈 '제시카의 추리극장'이다.
1984∼1996년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그는 영어 교사 출신의 추리소설 작가인 제시카 플레처로 출연했다. 이 드라마는 극 중 플레처가 아마추어 탐정으로서 각종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를 그려 큰 인기를 얻었다.
랜즈베리는 2016년 인터뷰에서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제시카 플레처를 알고 있다는데 놀랐고, 사람들은 나를 록스타처럼 대했다"고 회고했다.
고인은 1925년 10월 16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1930년대 영국 노동당 당수를 지낸 조지 랜즈베리였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배우였던 어머니 모이나 맥길과 함께 1940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17살에 명작 스릴러 '가스등'(1944)으로 데뷔했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1945), '만주인 포로'(1962) 등으로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세 차례 올랐다.
그는 '만주인 포로'에서 최고의 악역 연기를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고 "(연기에서) 좋은 악녀만 한 것이 없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랜즈베리는 목소리 연기와 노래 실력으로도 무대를 휘어잡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1991)에서 마법에 걸려 주전자로 변한 '포트 부인' 목소리를 연기했고, 극 중 주제곡도 직접 불렀다.
또 브로드웨이 뮤지컬 무대에선 '메임', '디어월드', '집시', '스위니 토드'로 명성을 얻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