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안정돼도 이전 수요 회복 안 돼
부동산 시장과 인근 소매업체까지 동반타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재택근무가 장기화된 가운데 사무 공간을 줄이려는 미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오피스 임대 시장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상황 이후에도 오피스 임대 수요가 회복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로 오피스 랜드로드들에게 힘들 세월이 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다.
9일 뉴욕타임스(NYT)는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미국 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정착되면서 오피스 공간에 대한 임대 수요가 급감하자 미국 내 주요 도시의 오피스 임대 부동산 시장들이 흔들리면서 중대한 위협 국면에 놓여 있다고 보도했다.
오피스 공간에 대한 수요 급감은 단순히 임대 부동산 시장뿐 아니라 오피스 인근의 식당과 상점 등 소매업체의 매출 부진과 함께 시정부의 세수 부족 사태까지 번질 수 있어 그 경제적 파급 효과는 커질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무실로 출근하는 직원이 줄면서 인근 상가의 매출 감소를 비롯, 주차장 업계와 교통업계 등 다양한 업종에까지 그 여파가 확산되기 때문이다.
JP모건체이스, 포드모터, 세일즈포스, 타깃 등을 비롯한 오피스 임대 시장의 소위 ‘큰 손’들이 재택근무에 따라 오피스 공간을 줄이고 있거나 줄일 계획이다.
일본의 의류판매업체인 유니클로는 미주 본부 건물을 맨해튼 소호에서 인근 건물로 이전했는데 130명의 직원들만이 출근해 근무하고 나머지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 같은 대기업들의 재택근무 도입은 오피스 임대 부동산 시장에 큰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례로 뉴욕시의 맨해튼에 위치한 오피스 임대 건물들의 시장 가치는 25%나 하락했으며 세수 가치로 10억달러의 가치가 급락했다. 뉴욕시 맨해튼에서 오피스 공간 중 17.3%가 임대 시장에 나와 있고, 지난해 초만 해도 스퀘어피트당 82달러였던 오피스 렌트비는 74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오피스 공간에 대한 수요 급감 현상은 비단 뉴욕시만의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국 내 주요 대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은 시카고의 윌리스 타워 오피스 공간 중 17%에 해당하는 15만스퀘어피트 임대를 포기했으며, 세일즈포스의 경우 샌프란시스코 타워 내 임대 공간의 절반에 해당되는 22만5,000스퀘어피트 사무실 공간을 타업체에게 재임대했다. 상업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에 따르면 미 전역의 오피스 건물의 공실률은 16.4%까지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0년 내 최대치다.
미국 내 대형 오피스 임대 건물 소유업체들은 당장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체로 평균 7년 정도의 오피스 임대 계약을 감안하면 렌트비로 일정 수입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향후 전망이다. 오피스 건물의 공실률은 재택근무가 줄어들지 않는 이상 예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오피스 임대 계약 종료 시점이 다가오면서 재계약 불가 방침을 세워 놓고 있는 상황이어서 오피스 임대 건물 소유업체들의 주식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코로나19 상황에서 벌어진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보편적 근무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내 오피스 임대 부동산 시장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매체는 전망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