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강생들이 급격하게 증가해 UCLA의 경우 30년 전보다 한국어 수강생이 530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어로서 한국어의 인기 폭발은 K-팝 문화와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다.
8일 LA타임스에 따르면 UCLA가 2019-20학년도 외국어 등록현황을 조사한 결과 한국어 등록 학생수가 총 901명으로 5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UCLA 학생들이 가장 많이 수강한 외국어는 스패니시로 총 2,954명이 등록했다. 다음은 프랑스어 등록자가 1,176명으로 뒤를 이었으며 아시아 3개국 언어가 3위부터 5위를 휩쓸며 일본어 974명, 중국어 952명, 한국어 901명 순으로 조사됐다.
현재 미국 대학들은 전국적으로 유럽국가 언어 프로그램을 폐쇄하고 있는 추세다. 그나마 UCLA는 2021년 유럽국가 연구 프로그램을 2배 축소하는데 그쳤다. 한국어를 포함 아시아와 아프리카, 카리브해, 중남미 언어를 새로운 연구 분야로 채택한 반면에 게르만, 프랑스, 이탈리어 및 스칸디나비아 언어는 하나의 부서로 통합했다.
뉴욕에 기반을 둔 현대언어협회의 폴라 M. 크렙 이그제큐티브 디렉터는 “유럽 연구를 축소하는 대학은 UCLA 만이 아니다. 현재 모든 대학이 외국어 연구에 있어서 수구보다는 ‘혁신’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협회가 2019년 미국 내 대학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2013년부터 2016년 사이 미국 대학들은 651개의 외국어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외국어로서 프랑스어와 스패니시, 독일어, 이탈리아어의 인기가 가장 많이 떨어졌는데 2016년 프랑스어 등록자 수는 1990년과 비교해 36%가 감소했고, 독일어는 40% 하락했다.
반면에 아시아 국가 언어들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본어와 중국어 수강생은 8,000% 이상 급증했고 한국어는 5만3,000%로 압도적인 증가율을 보였다. 전국적으로 미국 대학에서 가장 많이 가르치는 언어는 여전히 스패니시로 2016년 71만2,000여명이 등록해 1990년 이후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UCLA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여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가 최근 강세를 띠고 있다. 스패니시와 프랑스어 다음으로 인기를 누렸던 독일어와 이탈리아어의 인기는 급감했다.
UCLA 프랑스 및 프랑스 언어권 연구를 하는 도미닉 토마스 교수는 “일반적으로 언어에 대한 관심을 좌우하는 요인은 세계 정치와 경제, 문화로 9·11 테러 이후 아랍어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며 “일본과 중국의 경제 성장이 아시아 국가 언어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면 현재 한국어 수강 열기는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인기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