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내각은 우리 역사에서 가장 대표적인 내각이 될 것이다. 어떤 내각보다 유색인종이 많고, 여성이 많고, 장벽을 깨버린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최초들의 내각(a cabinet of firsts)’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6일 교통장관 인선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렇게 선언했다. 지난달 7일 선거 승리 후 진행된 장관 발탁 면면을 보면 실제로 ‘최초’ 기록이 어느 행정부보다 많았다.
연방상원 인준 절차만 통과하면 흑인 국방장관, 여성 재무장관, 성소수자 교통장관, 히스패닉계 국토안보·보건복지장관, 그리고 아메리칸 원주민 내무장관까지, 이 모두 미국 역사상 처음 탄생하게 된다. 장관급 인사로 범위를 넓히면 최초 기록은 더 늘어난다.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기간 외쳤던 ‘미국 사회 구성과 같은 내각’, 전 세계 이민자가 모여 나라를 만들어간 ‘멜팅팟(용광로)’ 전통의 미국 복원을 내각 구성부터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17일 연방 내무장관으로 데브 할란드 뉴멕시코주 연방하원의원을 지명할 계획이라고 LA타임스가 보도했다. 네이티브 아메리칸 여성인 할란드 의원은 연방 상원의 인준을 받게 되면 미국 최초의 아메리칸 원주민 출신 연방 장관이 된다.
바이든 당선인은 또 그 전날에는 예고했던 대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을 교통장관에 지명했다. 올해 38세인 부티지지는 2015년 커밍아웃을 한 성소수자다. 하버드대 출신에, 군 장교 복무 경험도 있고,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민주당 스타 정치인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 내각은 최초 기록이 한두 명이 아니라 8명이 전례를 깬 인사”라며 “오늘 9번째이자, 첫 동성애자 장관 지명자, 역대 내각 멤버 최연소 중 한 명”이라고 부티지지 지명자를 소개했다. 이어 “미국과 같은 내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내각 구성을 최대한 다양하게 하고 있다. 이미 부통령 후보자 지명 때부터 여성이자, 흑인이자 인도계인 카말라 해리스 상원의원을 선택했다. 또 ‘빅4 장관’ 자리로 꼽히는 국무ㆍ재무ㆍ국방ㆍ법무부 중 두 자리(재닛 옐런 재무ㆍ로이드 오스틴 국방)를 각각 최초 기록으로 채웠다.
이날까지 공개된 10명의 장관 지명자를 인종별로 나누면 백인 5명, 흑인 2명, 히스패닉계 2명, 아메리칸 인디언 1명이다. 에너지장관에 백인 여성 제니퍼 그랜홀름 전 미시간 주지사가 낙점되면서 여성은 4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