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미주 한인 정치사에 새로운 페이지가 쓰여졌다.
연방하원 캘리포니아 39지구의 영 김 후보 당선 확정으로 사상 최초의 한인 여성 정치인 3명 연방의회 동반 입성 기록을 세움과 동시에 재선에 성공한 뉴저지주의 앤디 김 의원까지 총 4명의 한인 연방하원의원이 동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주 한인사회 역사상 한인 여성 연방의원을 배출한 것 자체가 처음이고, 한인 연방의원 4명을 한꺼번에 확보한 것도 이번이 최초여서 2020년은 한인사회가 주류 정치권에 대
거 진출한 원년이자 미 정계에‘ 코리안 파워’의 신호탄을 쏴올린 원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39지구의 영 김 당선자는 지난 13일 50.6% 득표율로 길 시스네로스 의원을 1.2%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은 뒤 다음날인 14일 곧바로 워싱턴 DC로 입성해 신입 의원
대상 오리엔테이션 행사에 합류했다.
이보다 앞서 미셸 박 스틸(가주 48지구) 연방하원의원 당선자가 지난 12일 워싱턴 DC에 입성, 한인 혼혈 메릴린 스트릭랜드(워싱턴주 10지구) 연방하원 당선자까지 3명의 한인 여성 정치인들이 14일 함께 만나 서로 힘을 합쳐 한인 정치력 신장과 한미 관계 발전에 공동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영 김 당선자는 승리 확정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 이민자로서 오늘 저의 당선을 통해 미국의 약속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당파를 뛰어 넘어 공화당, 민주당 여러 의원들과 함께 협력하며 더 나은 미래를 그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셸 박 스틸 당선자도 당선 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한인 당선자들과 당파와 관계없이 서로 협력하며 한미 가교 역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미 서부 최대 일간지인 LA타임스는 15일자 프론트면에 이들 3명의 한인 여성 정치인들의 연방의회 동반 입성을 크게 다루면서 한인사회 정치력이 새롭게 주목을 받는 획기적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미셸 박 스틸·영 김 두 당선자는 오렌지카운티에서 오랫동안 정치 기반을 닦아오며 공화당의 지원과 투자를 받아온 정치인들로, 이들이 한인이라는 사실이 더 이상 한인 등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주류 정치권으로부터 외면 당하지 않는 새로운 시대가 열렸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미주한인정치연합(KAPA)의 강석희 이사는 “미주 한인사회 역사상 이런 해는 없었다”며 “2020년 한인 정치력은 훨씬 강해졌다”고 말했다.
<석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