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2019-2020시즌 우승을 차지한 LA 레이커스가 올해 1월 헬리콥터 사고로 42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코비 브라이언트를 추모했다.
LA 레이커스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2019-2020 NBA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6차전 마이애미 히트와 경기에서 106-93으로 이겨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확정했다.
LA 레이커스가 NBA 정상에 오른 것은 2009-2010시즌 이후 올해가 10년 만이다.
2009-2010시즌은 브라이언트가 LA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고 현역으로 뛸 때였다.
이후 브라이언트는 2015-2016시즌까지 뛰고 은퇴했다. 1996-1997시즌부터 20년을 LA 레이커스 소속으로만 뛴 ‘원클럽맨’인 브라이언트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뒤를 잇는 후계자로 불릴 정도로 코트 안팎에서 ‘LA 레이커스의 전설’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올해 1월 딸 지아나와 헬리콥터를 타고 이동하다가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 전 세계 스포츠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그의 사고 이후 NBA 선수들은 소속 구단과 관계없이 브라이언트를 추모하기 위해 경기 시작 후 24초 위반을 일부러 하기도 했다. 브라이언트가 현역 시절 등 번호 8번과 24번을 달았던 것에 착안한 추모 의식이었다.
LA 레이커스 선수단 역시 이번 시즌 우승컵을 브라이언트에게 바치겠다는 각오가 남달랐다.
이날 우승을 확정한 뒤 지니 버스 LA 레이커스 구단주는 “오늘 우승은 구단 역사에 감동적인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사랑하는 브라이언트를 잃는 비극을 겪었지만 이 트로피를 앞으로 우리가 함께 믿기 어려운 일을 이뤄내는 계기로 삼자”고 말했다.
앤서니 데이비스는 “아마 코비는 우리를 매우 자랑스럽게 바라보고 있을 것”이라며 “그가 그립고, 이 우승은 확실히 코비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 르브론 제임스와 함께 ‘원투 펀치’로 맹활약한 데이비스는 “비극적인 사고 이후 우리는 모두 그를 위해 우승을 하겠다고 생각했다”며 “블랙맘바 유니폼을 입었던 5차전에서 우승했더라면 좋았겠지만 그날 패배가 우리를 더 강해지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LA 레이커스는 원래 7차전에 입기로 했던 ‘블랙맘바 유니폼’을 5차전에도 착용했다.
브라이언트의 현역 시절 별명 ‘블랙맘바’라는 별칭이 붙은 이 유니폼은 검은색과 노란색이 섞였으며 브라이언트가 직접 디자인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블랙맘바 유니폼’을 입고 4전 전승을 거둔 LA 레이커스가 5차전에서도 이겼더라면 브라이언트의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로브 펠린카 레이커스 단장은 “코비와 딸 지아나가 시즌 내내 우리 팀을 지켜준 것 같다”며 “코비의 목소리는 항상 내 머릿속에 함께 한다”고 그리워했다. 펠린카 단장은 “코비와 지아나가 남긴 유산은 영원할 것”이라며 “이번 우승은 그들의 유산에 한 부분이 될 것이며 매우 특별한 순간이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브라이언트의 아내 바네사는 이날 소셜 미디어에 LA 레이커스의 우승을 축하하는 게시물을 올리며 “코비와 지지(지아나의 애칭)가 여기서 이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좋겠다”고 적었다.
AFP통신은 “LA 레이커스의 홈 경기장인 스테이플스 센터 주위에는 팬들이 모여 ‘코비’를 연호했다”고 LA 레이커스 연고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