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있나’ 눌렀다간 '낭패'
대도시 지역서 피해자 급증
한인 김모씨는 지난 1일 오후 자신의 셀폰에 모르는 전화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무심코 받았다가 깜짝 놀랐다. 녹음이 된 남성의 목소리로 ‘당신의 소셜시큐리티 번호가 문제가 있어 사용중단 조치가 내려졌으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번을 누르고 예라고 답하라’는 메시지가 나왔기 때문이다. 순간 시민권 취득 후 사회보장국 오피스를 방문해 시민권 취득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는 김씨는 그래도 소셜 번호 사용의 중지됐다는 게 영 납득이 가지 않아 전화번호를 찾아보니 캔자스주의 한 지역 전화번호로 나와 수상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이처럼 연방 사회보장국을 사칭해 소셜시큐리티 번호 등 개인 신상 정보를 가로채려는 황당한 전화사기 행각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LA와 뉴욕 등 대도시를 포함한 각 지역 경찰은 연방 사회보장국 사칭 사기전화 주의보를 내리고 시민들의 주의를 권고하고 있다.
뉴욕의 경우 올 들어서만 이미 200건이 넘는 유사 범죄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며 이로 인한 손실액 규모는 무려 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 같은 사회보장국 직원 사칭 피해 신고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7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사기범들은 특히 콜러 ID를 이용해 사회보장국 번호로 전화를 걸기 때문에 깜박 속아 넘어가기 쉽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같은 전화사기가 특히 기존에는 주로 노인들을 타깃으로 했지만 요즘은 인종과 연령, 성별에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사당국은 “사기범들은 주민들이 가장 신뢰하는 정부기관을 사칭해 주민들의 개인 정보를 빼내가고 있다”며 “노인뿐 만 아니라 모든 지역의 사회 계층에서 피해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기범들은 선불 기프트카드나 비트코인, 은행 송금 등으로 당장 돈을 보내지 않을 경우 은행계좌를 동결하고 심지어는 체포까지 하겠다고 피해자들을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사회보장국, 사법당국은 절대 전화를 이용해 돈을 보내라는 요청을 하지 않는다”며 “이같은 전화가 걸려오면 당장 전화를 끊고 경찰에 바로 신고하라”고 말했다. <서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