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내 머릿속 지우개’ 증상, 폐경이 원인일 수도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9-01-23 09:09:04

폐경,지우개,뇌기능,중년여성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중년여성 급격한 호르몬 감소

뇌 기능에 일시적 영향 미쳐

폐경 끝나면 다시 호전 많아

올해 55세로 전직 교장이었던 여성 환자에게 지난 1년 사이 ‘진행성 기억력 감퇴’(Progressive Memory Loss)와 행동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환자는 ‘전두 측두엽 치매’(Frontotemporal Dementia)가 의심돼 신경과 전문의인 게이야트리 데비 박사를 소개받았다. 데비 박사가 의학 저널 ‘산부인과학’(Obsterics & Gynecology)에 환자의 증상을 주제로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무 문제가 없던 환자의 기억력이 심각하게 손상돼 업무 처리, 소지품 관리, 목표 수립, 계획 수립 등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러나 뇌 사진 촬영을 통한 진단결과는 아무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환자가 약 1년 전에 폐경기가 시작됐다는 사실에 주목한 데비 박사는 환자의 증상을 뇌의 에스트로겐 자극 감소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정밀 진단에 들어갔다. 폐경기를 거치는 거의 모든 여성에게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 감소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로 인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여성은 급격한 에스트로겐 감소 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폐경이 인지 기능 장애의 원인으로 판단한 데비 박사는 환자에게 호르몬 대체 요법을 처방했다.

15개월간의 치료 끝에 환자의 행동, 학습 능력, 기억력 등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데비 박사는 “해당 환자는 극히 드문 사례에 포함되지만 약 60%의 여성은 폐경과 연관된 인지 기능 장애 증상을 겪는다”라며 “치매 전조증상인 ‘경도 인지 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로 잘못 진단되는 경우가 많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폐경으로 인한 인지 기능 장애 증상은 여성의 유방암, 남성의 전립선암 치료 뒤 발생하는 ‘화학 뇌’(Chemo Brain) 증상과도 유사하다. 암 치료의 부작용으로 에스트로겐 수치가 급격히 감소하고 이로 인해 머릿속에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생각이 뿌예지는 증상이 나타는 데 이 같은 증상을 ‘브레인 포그’(Brain Fog)라고도 부른다. 단기 기억력, 다중 작업 능력, 단어 기억력 감퇴와 설득력 부족과 같은 증상이 브레인 포그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데비 박사는 “40, 50대 중장년층 여성에게 폐경으로 인한 인지 기능 장애 현상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라며 “치매를 의심한 환자들이 기억장애 치료 전문가나 내과 전문의를 찾을 경우 갑상샘 관련 질환, 비타민 결핍, 기타 감염에 의한 진단을 받기 쉽고 폐경과 연관 짓는 경우는 드물다”라고 설명했다.

시카고 일리노이 주립대 정신 의학 및 심리학과 폴린 M. 마키 교수는 “갱년기를 거치는 여성들은 인지 기능 장애를 호소할 뿐만 아니라 표준 신경심리검사에서도 낮은 수준을 기록한다”라며 “특히 단어 기억력, 집행 기능, 처리 속도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의사들 중에서도 브레인 포그 증상의 원인을 갱년기 여성이 흔히 겪는 안면 홍조, 식은땀에 의한 수면 장애를 원인으로 보는 경우가 많지만 인지 기능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라고 마키 교수가 지적했다. 

중년 여성 약 1,903명을 대상으로 약 6년에 걸쳐 진행된 연구에서도 폐경으로 인한 우울증, 불안감, 수면 장애, 안면 홍조와 같은 증상이 기억력 및 학습 능력 장애의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마키 박사는 “폐경기를 거치는 여성의 뇌가 에스트로겐 수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해 인지 능력과 감정 상태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젊은 여성도 월경 시작 전 에스트로겐 수치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일반 월경 주기와 달리 폐경기는 서서히 진행될 뿐만 아니라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되기 때문에 인지 기능 장애의 원인으로 잘 지목되지 않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나이가 45세가 되면 에스트로겐 수치가 감소하기 시작하고 일부 50세 이후까지도 폐경이 지속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UCLA 데이빗 게펜 의과대학 노인병학 및 여성 건강학과 게일 A. 그린데일 박사는 “폐경기 여성에게 나타나는 뇌 기능 및 감정 변화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폐경 후 여성의 뇌는 낮아진 에스트로겐 수치에 적응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린데일 박사가 약 2,362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약 4년간 진행한 연구에서 폐경기를 거치는 동안 낮아진 기억력과 학습 능력은 폐경기 이후 다시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마키 박사는 폐경기 증상 치료를 원한다면 호르몬 대체 요법 외에도 지중해식 식단과 빠르게 걷기 운동, 알콜 섭취 줄이기 등을 권장했다. 폐경 후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에서 50세부터 호르몬 대체 요법을 시작한 여성들의 향후 18년간 알츠하이머로 인한 사망률을 포함, 전반적인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북미 폐경학회’(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가 2015년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비호르몬 치료법도 안면 홍조, 인지 기능 장애 등 폐경기 증상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호르몬 치료법으로는 항우울제 ‘팍실’(Paxil) 저용량 복용, 항경련제와 진통제 처방 등이 있다. 

‘내 머릿속 지우개’ 증상, 폐경이 원인일 수도
‘내 머릿속 지우개’ 증상, 폐경이 원인일 수도

중년기 여성의 머릿속이 흐릿해지는 이른바 ‘브레인 포그’ 증상은 폐경에 따른 호르몬 감소가 원인일 수도 있다. 이 경우 뇌 사진 촬영으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AP>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인간적 대우 만연, 풀턴카운티 구치소 현실

비위생적 환경과 과도한 무력 사용풀턴 카운티 구치소 내 폭력 증가  풀턴 카운티 구치소 수감자들이 영양실조 및 폭력 등의 문제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연방 관리국은 풀턴 카운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자동화 물류 센터 조지아에 입성...'300개 일자리' 창출

조지아, 자동화 물류 혁신의 중심지로 부상1억 4,400만 달러 투자...2025년부터 운영  AI 기술을 통한 자동화 물류 서비스 센터가 조지아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린박스 시스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전기차 보조금 폐지 계획에 조지아 관련 당사자 반응 제각각

주정부 “별 영향 없을 것”무시현대차 “사업계획  차질”우려리비안 “수혜모델 없어” 덤덤  도널드 트럼트 대통령 당선인 정권인수팀이  전기차 보조금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는 로이터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뺑소니 사망사고 낸 아마존 배달원 기소

차량서 마약도 발견돼 12일 저녁, 체로키 카운티에서 뺑소니 사망사고를 일으킨 아마존 배달원 런던 베스트(남, 24세)가 기소됐다. 체로키 카운티 보안관실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조지아 출신 콜린스, 트럼프 내각 보훈부장관 지명

전 주, 연방하원의원 역임해 트럼프 열열한 지지자 활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4일 조지아주 게인스빌 출신의 더그 콜린스(Doug Collins) 전 연방하원의원을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샘 박 의원 민주 원내총무 다시 한번

조지아 민주당 차기지도부 선출5선 박의원,경선 끝에 연임성공  조지아 하원 민주당 원내총무에  샘 박<사진> 의원이 연임됐다.조지아 민주당은 14일 비공개 회의를 통해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조지아도 ‘꽃매미’ 경계령

지난달 풀턴서 성충 발견강력한 생태계 교란해충농작물 등에 심각한 위협 조지아 전역에 강력한 생태계 교란종인 흔히 중국매미로 불리는 꽃매미 경계령이 내려졌다.조지아 농업부는 지난달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부고〉전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 김용건 박사 별세

8일 별세, 30일 11시 추모식 한미장학재단 남부지부 회장을 역임한 김용건 박사(사진)가 지난 8일 애틀랜타 남부지역 존스보로 소재그의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5세.1928년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우수 리터러시 교육 귀넷 학교 12곳 선정

리터러시 교육, 학생들 삶의 초석 다진다학생들의 읽기와 이해력 향상에 기여 조지아 교육부(GaDOE) 2023년부터 올해의 우수 리터러시 교육 학교에 귀넷 카운티 12곳 학교가 선

노인회·미션아가페, 귀넷 보조금 지원기관 확정
노인회·미션아가페, 귀넷 보조금 지원기관 확정

노인회 9만4,657달러, 미션아가페 3만7,840달러 귀넷카운티 정부는 중요한 필요를 충족하는 한인단체 두 곳을 포함 65개 비영리 단체를 선정해 비영리 단체 역량 강화 보조금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