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시티 도시 75% 파괴"
FEMA "비상식량·생수 공수"
동남부 지역을 강타한 카테고리 4등급(메이저급) 허리케인 '마이클'의 영향으로 최소 17명이 사망한 가운데 피해 지역 주민들이 물과 식량, 생필품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12일 버지니아 동부 해안을 통해 대서양으로 빠져나간 마이클은 플로리다에 상륙한 뒤 앨라배마,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등 6개 주를 할퀴고 지나갔다. 이들 지역에서 2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약 130만 건의 정전이 신고됐다. 비가 멈추고 바람이 잦아들었지만, 여전히 약 60만 가구가 정전으로 암흑 속에 지내고 있다.
마이클이 직격한 플로리다주 파나마시티는 해안가에 부서진 주택·선박 잔해와 파도에 밀려든 쓰레기 등이 뒤섞이면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파나마시티 주민들은 루실 초등학교 건물에 마련된 임시 배급센터에 길게 줄을 섰다고 일간 USA투데이가 전했다. 여러 지역에서 차출된 주 방위군 병력이 생수를 공수해와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지만, 턱없이 모자란 실정이다.
연방비상관리국(FEMA)은 파나마시티를 비롯해 피해가 큰 지역에 70만 끼 분의 비상식량과 생수 100만 리터를 공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에 배치된 방위군과 경찰 인력이 부족해 비상식량과 물을 효율적으로 배급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USA 투데이는 허리케인이 닥친 날부터 사흘 만에 처음 비상식량 한 끼로 배를 채운 7세 소녀의 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파나마시티의 한 주민은 CNN에 "도시 시설의 75%가 허리케인으로 파괴됐다. 지금 이곳에서 쓸만한 물건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푸념했다.
의료시설도 큰 타격을 받았다. 파나마시티의 베이 메디컬 세이크리드 하트 병원은 건물 지붕이 강풍에 날아가고 병동 곳곳에 물이 들어찼다. 현지 의료진과 환자 수백 명은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허리케인을 견뎌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병원의 한 관계자는 "천장이 무너지고 창문이 뜯기는 상황에서도 의료진이 중환자들을 돌봤다. 현재는 물 부족으로 고통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허리케인 마이클의 영향으로 쑥대밭으로 변한 미 플로리다 파나마시티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