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범죄 신고를 한 이민자 주민을 체포해 이민당국에 넘겨버린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뭇매를 맞고 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일선 경찰관의 실수였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있지만 이민자 커뮤니티는 이번 처사로 인해 이민자 주민들은 경찰을 믿고 범죄신고조차 할 수 없게 됐다며 경찰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
시애틀 지역 언론에 따르면, 시애틀 인근 소도시 터크윌라에 거주하는 한 온두라스계 주민은 지난 8일 터크윌라 경찰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911 전화를 했다가 오히려 추방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이 주민은 이날 새벽 5시30분께 누군가 집에 침입한 것을 의심해 경찰에 신고 전화를 했다. 하지만, 1시간이 지난 후 체포된 것은 주거침입자가 아닌 신고전화를 한 이민자 주민이었다. 경찰은이 이 주민을 체포, 신병을 이민수사관에게 넘기고 말았다.
경찰은 당시 신고한 주민의 신원을 조회한 결과, ICE의 영장이 발부된 것이 드러나 그를 ICE에 인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ICE가 발부한 영장이 법원의 체포영장(Judicial warrant)이 아닌 단지 ICE가 행정적차원에서 발부했던 영장(administrative warrant)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이민자 커뮤니티와 지역주민들은 경찰을 비난하고 있다.
‘행정영장’은 법관이 아닌 이민국 수사관이 서명한 것으로 체포나 구금할 수 있는 법적 효력이 없다.
‘북서부 이민자 권리 프로젝트’(NIRP) 호르헤 바론 사무국장은 “이 사건을 접한 이민자라면 이제 누가 경찰에 범죄신고를 하겠는가?”라며 “다른 경찰서에서도, 또 다른 이민자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라고 강한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터크윌라 경찰국은 “이번 사건은 일선 경찰관이 행정영장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앞으로 ICE의 행정영장에는 일체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하지만, 이민자 단체들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민자들은 범죄피해를 당하고도 경찰의 도움을 꺼리게 될 정도로 상당한 두려움을 주게 될 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편, 경찰에 신고를 했던 온두라스계 이민자 주민의 구체적인 체류신분이나 영장발부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