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앞에서 수갑 채워
부모“시골마을선 흔한 일"
자녀를 둔 한인들이 미국 이민 초기 시설 겪는 혼란스러움 가운데 하나가 자녀 케어 문제다. 한국과는 달리 일정 연령 이하 자녀를 집에 혼자 두는 것은 물론 길에서 혼자 걷게 하는 것은 더더욱 위험한 행위로 여기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부모들도 종종 같은 문제로 혼란스러워 하기는 마찬가지다. 때론 이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하기도 한다.
최근 조지아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어린 자녀가 혼자 길을 걷게 방치했다는 혐의로 경찰이 부모를 체포하는 일이 벌어졌다. 그러자 주요 언론들이 이 사건을 앞다퉈 보도하면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10월 말께 페닌 카운티 미네랄 플로프에서 일어났다. 이 마을에 살고 있는 브리타니 페터슨의 막내아들 소렌(10)이 이웃집으로 가기 위해 2차선 도로 옆을 걷고 있었고 이 모습을 본 한 여성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패터슨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웃집에 걸어가거나 밖에서 보내는 일이 흔한 이 마을에 사는 패터슨은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몇 시간 뒤 패터슨을 집에서 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을 채운 채 체포했다. 혐의는 무모한 행동(reckless conduct)이었다. 체포영장에는 “미성년 아들의 신체 안전을 위협했고 아들의 행방을 알지 못하면서도 실종신고를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상식적인 사람이 취할 기준에 크게 벗어난 행위”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구치소에 수감됐던 패터슨은 몇 시간 뒤 500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 패터슨은 “내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을 차게 될 줄은 꿈에서도 상상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워했다.
사건 후 조지아 가족 및 아동 복지국(DFCS)는 패터슨에게 아들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패터슨은 이를 꺼리고 있다.
패터슨 변호인 데이빗 드루가스는 “모든 부모가 자녀의 휴대전화에 위치추적 앱을 설치해 정부가 이를 확인하고 매일 자녀의 위치를 추적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아 들여야 하는가?”라며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드루가스는 패터슨의 법률비용 마련을 위해 고펀드미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필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