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에 고의로 흠집을 낸 뒤 보험금을 청구한 사기 일당이 적발됐다. 이들은 가짜 곰 의상을 입고 주방기구를 이용해 차량을 파손하는 조작된 모습을 마치 우연히 찍힌 진짜 곰 영상인양 보험회사에 제출하는 등 황당한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캘리포니아주 보험국에 따르면 글렌데일에 거주하는 루벤 탐라지안(26), 아라랏 치르키니안(39), 바헤 무라드카니안(32)과 밸리 빌리지에 거주하는 알피야 주커만(39) 등 4명이 곰 의상을 입고 고의로 차량을 파손한 뒤 보험금을 청구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들은 보험사기 및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지난 1월28일 애로우헤드 호수에 주차해 놓은 차량에 곰이 침입해 차량 내부에 손상을 입혔다고 주장하며 2010년형 롤스로이스 차량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요청했다. 사기범들은 보험금 지급을 요청하며 곰에게 공격받은 것을 입증하기 위한 보안감시 카메라 영상도 함께 제출했다.
그러나 영상을 검토한 보험사는 사기를 의심했고, 면밀한 조사를 통해 영상 속 곰은 실제 야생 곰이 아니라 곰 의상을 입은 사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보험국이 공개한 영상 속 곰의 움직임은 실제 곰이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어설퍼 보였으며, 차량의 파손 상태도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워 보였다.
주 보험국은 같은 날짜, 동일한 위치에서 두 건의 유사한 보험 청구가 다른 두 보험사에도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 일당은 2015년형 메르세데스 벤츠 차량 2대가 곰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비슷한 조작 영상을 제출했지만, 영상 속 곰 역시 가짜로 드러났다.
보험국은 영상 속 3대의 자동차를 파손한 곰이 실제 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국(FWS)의 생물학자에게 도움을 요청해 영상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앤젤레스 황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