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고품 거래 등 위장… 수천달러 보내 현혹
▶ ‘벤모’ ‘젤’ 등으로 송금 요청 후 수표 부도내
최근 벤모(Venmo)나 젤(Zelle)과 같이 스마트폰 등을 통해 간편하게 송금을 할 수 있는 앱 서비스가 인기를 끌면서 이를 이용하는 한인들도 많은 가운데 이같은 송금 앱을 악용한 가짜 체크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한인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룸메이트를 구하는 광고를 게재한 한인 최모(28)씨는 소위 ‘가짜 수표 사기’ 피해를 당했다. 이 사이트에 올린 룸메이트 구인 광고를 보고 연락을 해온 남성으로부터 수천 달러의 사기를 당한 것이다.
이 남성은 최씨에게 “일단 계약금으로 4,800달러짜리 수표를 보내겠다”며 “아버지가 자동차를 구입하는데 돈을 보태주기로 했는데 돈이 부족하다. 일단 계약금 일부를 차 딜러에 간편 송금앱인 젤을 통해 보내 줄 수 있나”고 부탁했다.
예비 룸메이트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어 일부 금액을 송금한 최씨는 다음날 거래 은행으로부터 체크가 위조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최씨는 “모든 것이 사기였다. 하지만 젤에서는 돈을 환불해 주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처럼 스마트폰 간편 송금 서비스 벤모나 젤 등을 악용해 가짜 체크를 보낸 뒤 제3자에게 일부 금액을 송금하도록 하는 사기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다.
사기범들은 온라인 중고 사이트를 통해 중고품 거래 및 룸메이트 구인광고를 낸 타깃을 포착한 뒤 가짜 체크를 보낸 후 그럴듯한 이유로 지인이나 일당에게 벤모나 젤러를 이용해 일부 금액에 대한 간편 송금을 요구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벤모와 젤을 통한 가짜수표 송금 사기 피해자 대부분이 가짜 수표를 먼저 받은 뒤 차액을 간편 송금 앱을 통해 보내달라는 요청을 받거나, 물건 거래 후 상대방이 간편 송금 거래를 일방적으로 취소하는 등의 피해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벤모나 젤 측은 사기 피해 예방 및 대처를 위해 사내에 전담팀을 만들어 운영 중이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기는 계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경찰은 “온라인 사기꾼들은 추적하기가 힘들고 특히 돈을 간편 송금 앱을 통해 직접 송금하는 경우는 다시 되찾기 힘들다”며 벤모나 젤은 원래 온라인 거래 앱이 아닌 친구나 가족 등 신뢰관계에 있는 사용자들끼리만 이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온라인 거래 시 이러한 간편 송금 앱을 사용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한편 벤모와 젤 측도 이용약관을 통해 ▲원칙적으로 친구사이에서 이용하도록 만든 앱으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들끼리 이용해야 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송금해서는 안 되며 ▲특히 크레이그리스트를 통한 중고거래 시 거액의 체크를 받은 뒤 차액 송금 요구는 거절 할 것 ▲낯선 사람과는 가급적 거래를 피할 것을 권고하고, 사측은 구매자나 판매자 보호의무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