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로 본 탄핵 심판
계엄 11일만에 탄핵 가결
헌재 6명→8명 체재 심리
8번 출석·최장 67분 진술

12·3 계엄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대에 올랐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개월간 헌정사에 길이 남을 기록을 다수 남겼다.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후 선고까지 111일간의 시간을 숫자를 통해 돌아봤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심리 초반엔 헌법재판관 수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작년 12월31일 정계선·조한창 재판관이 임명되기 전까지만 해도 헌재는 재판관 6인 체제로 운영됐다. 심리정족수(7인 이상)를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중대 사건을 심리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두 재판관을 임명해 급한 불은 껐지만, 이들과 함께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은 마은혁 후보자 임명이 늦어지면서 헌재는 8인 체제로 윤 대통령 사건을 선고하게 됐다.
헌재는 두 차례 열린 변론준비기일에서 윤 대통령 탄핵 사건의 쟁점을 크게 ▲12·3 비상계엄 선포 ▲포고령 1호 발표 ▲군대와 경찰을 동원한 국회 활동 방해 ▲군대를 동원해 영장 없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정치인, 법조인 체포 등 5가지로 정리했다. 이후 매주 화·목요일마다 주2회 집중심리를 통해 11차례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3차 변론기일부터 11차(최종) 기일까지 총 8회 출석했다. 서증조사가 진행된 9차 변론기일에는 서울구치소에서 헌재까지 왔다가 돌아갔다. 자신의 탄핵심판에 출석한 현직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이다. 다만 당사자 출석 의무가 있는 1차 변론기일엔 체포영장 집행을 이유로 나오지 않아 변론이 4분 만에 종료됐다. 윤 대통령 탄핵 사건 변론기일 중에선 최단 재판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