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시장가치 보다 부채 더 많아
높은 공실률로 연체 급증이 원인
메트로 애틀랜타 사무용 건물 상당수가 건물가치보다 더 많은 부채를 안고 있는 소위 ‘깡통’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데이터 분석업체 트렙(Trepp)에 따르면 메트로 애틀랜타에서 사무용 건물을 담보로 하는 유동화 증권 부채의 23%가 최소 2차례 이상 연체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25대 도시 중 7번째로 높은 수치다.
상업용 부동산 선순위 담보대출 증권(CMBS)만을 별도로 분석할 경우 연체율은 27%로 높아진다. 2년 전보다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CMBS는 애틀랜타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대출금 연체가 기록적으로 늘면서 건물가치보다 대출금 잔액이 더 많은 언더워터(Under Water) 상태 소위 ‘깡통 건물’로 전락하는 사무실 건물이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고 있는 셈이라고 프렙은 분석했다.
대출금 연체의 가장 큰 원인은 이미 알려졌듯이 팬데믹 이후의 기록적인 공실률이다.
부동산 서비스 업체 CBRE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메트로 애틀랜타 전체 사무용 건물 중 3분의 1이 비어 있거나 서브리스 형태로 운영 중이다.
연체율 급등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인 추세와는 달리 해당 건물이 압류로 이어지는 사례가 거의 없는 것도 애틀랜타의 특징이다.
또 다른 부동산 서비스 업체 콜리어스 애틀랜타의 헤이건 딕 부사장은 “대출기관 다수가 가치가 폭락한 건물을 떠안으면서까지 재무제표에 타격을 입히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신 부실 건물이 경매로 넘어가지 않도록 대출 만기 연장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넘긴 뒤 나중에 건물 재정상태가 나아지기를 기다리는 전략을 택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압류를 피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매물을 헐값에 매입하기 위한 부동산 펀드나 대체금융기관 등 투자가들의 움직임도 활발해 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하고 있다.
트렙의 한 선임 연구관은 이 같은 현상을 “피 냄새를 맡으면 상어들이 몰려 오기 마련”이라고 표현했다.<이필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