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하락세 이어가
S&P 500 목표가 하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뉴욕 증시가 최근 조정을 받은 가운데, 월가에서 주가지수에 대한 기대치를 낮춰잡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5일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와 야데니리서치 등 적어도 2곳의 월가 금융기관이 최근 S&P 500 지수의 연말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12일 목표가를 기존 6,500에서 6,200으로 낮췄고, 13일에는 야데니리서치가 목표가를 7,000에서 6,400으로 내렸다. 마켓워치가 S&P 500 목표가를 집계한 15개 주요 금융기관 가운데 지난 연말과 비교해 목표가를 내린 것은 이들이 처음이다. 평균 목표가는 기존 6,667에서 6,607로 소폭 내려갔다.
뉴욕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후 감세와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 속에 랠리를 펼쳤지만, 최근 전방위적인 관세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과 침체 우려가 부각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S&P 500은 13일 연고점 대비 10% 넘게 떨어지며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가 14일 177.42포인트(2.13%) 다시 올라 5,638.94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연고점 대비 8%가량 낮은 수준이다. 당장 S&P 500 목표가를 조정하지는 않더라도 신중론을 내놓는 기관도 늘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츠의 로리 칼바시나는 지난 11일 올해 S&P 500 목표가를 6,600으로 유지하면서도 약세장 시나리오(목표가 5,775) 확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약세장 시나리오로 견해를 바꿀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면서도 “이를 찾는 중이며 미 증시는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체이스의 두브라브코 라코스-부하스 전략가 등도 S&P 500 목표가를 6,500으로 고수하면서도 “이 예측은 표준오차가 크고 2026년까지 지수가 이 수준에 도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최근 말했다.
시티그룹은 최근 목표가를 6,500으로 그대로 두면서도 미국 주식에 대한 견해를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클 칸트로위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월가의 S&P 500 목표가 자료가 통상적으로 실제 주가보다 3개월(60거래일) 정도 후행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월가 기관들이 S&P 500 편입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기대도 내리고 있다면서 향후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기업 실적에 대한 전반적 전망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이 기업들의 12개월 선행 실적에 대한 예상치를 계속 낮추고 있다는 설명이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 집계를 보면 최근 23주 가운데 S&P 500 편입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된 주가 22차례나 된다는 것이다.
다음 달 11일 미국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가운데, 자산운용사 스튜어드파트너스의 에릭 베일리는 “실적 전망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실제 뉴욕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73%가 이미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의 경우 10일 크게 떨어진 데 이어 11일에도 추가 하락해 지난달 19일의 52주 최고치 대비 약 9% 낮은 수준까지 내려왔다. 시장의 기술적 분석으로는 일반적으로 최근 전고점 대비 10% 하락할 경우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보기 때문에 1% 정도만 더 하락하면 앞서 나스닥 지수에 이어 S&P 500지수도 조정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개별 종목을 보면 S&P500 지수 구성 500개 종목 가운데 366종목, 즉 73%가 이미 52주 고점 대비 10% 이상 하락했다. 종목 대부분이 조정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또 203개 종목은 52주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해 ‘약세장’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S&P500 지수의 11개 업종 가운데 5개 업종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 임의소비재, 기술, 통신서비스, 소재, 에너지 등의 업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