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전의 2배로 치솟아
캔 맥주·캔 소다도‘들썩’
미 생산업계는 관세 환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캐나다에 대한 50% 관세를 위협하면서 미국 알루미늄 가격 프리미엄(웃돈)이 급등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주요 알루미늄 공급국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 중서부 지역의 알루미늄 거래가가 국제 기준 시세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나타내는 이른바 ‘미 중서부 프리미엄’이 이날 장 초반 10%가량 급등해 1파운드(약 454g)당 45센트에 근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대선 직전 21센트 수준이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알루미늄 관세 위협 속에 약 2배로 오른 것이다. 12일 미국이 알루미늄·철강에 대한 25% 관세 시행에 들어가는 가운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대한 25%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모건스탠리 자료를 보면 지난해 미국 알루미늄 수입의 54%는 캐나다산이었다.
관세 시행으로 알루미늄·철강 가격이 오르면 미국 제조업체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일간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알루미늄을 재료로 캔·창틀·자동차부품 등을 만드는 미국 내 업체들은 관세 예고만으로 이미 비용이 오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알루미늄 캔으로 판매되는 맥주와 소프트 드링크의 소매 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한 자동차 부품 업체 관계자는 관세로 미국산 알루미늄 구매를 늘리겠지만 미국산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관세에 따른 철강 가격 상승으로 미국 원유 관련 업체들의 비용 부담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들 기업은 원유 시추·생산·유지보수와 관련된 주요 장비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유정용 강관 등 관련 장비에 들어가는 철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고객사들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 알루미늄 생산업계는 관세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낮은 가격에 수입되는 외국산 알루미늄과 경쟁해왔는데 외국산 제품에 관세가 부과되면 가격 경쟁력 확보는 물론 국내 생산 확대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한 알루미늄업체 관계자는 “관세 면제가 없으면 우리는 싸울 기회가 있다”면서 지난 5년간 멕시코산 저가 제품 등의 영향으로 미국산 알루미늄 압출성형 제품 매출이 40% 급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