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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세월이 가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12-05 08:19:06

수필, 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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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전 숙명여대미주 총동문회장)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그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의 사랑이  사라진다해도

지금 그 사람의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            ( 시   박인환 1926ㅡ1956목마와 숙녀 .모더니즘활동한 시인.)

 

 

런던 선데이 타임즈가 보도한 코카서스 지방에 특별한 오케스트라단을 소개한다. 그 악단의 단원들은 모두가 백 살이 넘은  단원이라고 한다. 단원은 30명 가량으로 규칙적인  연습을하고 매년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 그들의 대부분은 농부로서 아직도 들에 나가 계속 농사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악단의 최연장자 아슈탄 슐라르베는 담배 재배자이며 때로는 말을 길들이는 조련사이기도하다. 백 살이 넘는 노인들이 들에 나가 지금도 농사를 짓고 악단을 만들어 그 투박한 손으로 규칙적인 악기 연습을 하고 정기 연주회를 갖는다니 얼마나 멋진 인생인가.  백세 나이에  흙을 일구고 씨뿌려 가꾸며  그 농부들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니 위대한 예술가는 모두가 살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 노인들의 연주가 세련미는 없을지 모르지만 대지에서 익힌 강인한 생명력 한생을 엮어온 생의 나이테는 삶을 위한 위대한 예술가의 혼을 지녔으리라.

이 글 저자는  ''나의 기쁨과 슬픔 --  파블로 카잘스''이다. 나는 이 글을 읽고 또 읽으면서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른다. 첼로 연주가 카잘스의 생애를 통해 직접 들은 이야기를 생동감 넘치는 감동으로 쓰여진 한 예술가의  초상화다. 카잘스는 그의 한생을 예술가로서 작곡과 지휘로 동족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세계 평화를 위해 그의 한 생애를 보냈다. 카잘스는 '나의 음악이 곧 나의 삶이라 '며 그의 93세 생일에도 계속 젊음을 유지하고  사람들은 나이라는 것이  반드시 늙음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원치 않지만 육신의 나이는 보태지는 것이지만 늙음을 밀어내는 처방은 날마다 거듭 다시 태어 나는 것, 날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웃는다.  코카스 지방  백세인  오케스트라가 아니더라도 이제 인류는 백세 시대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생명 지도를 다시 써야 할 때가 아닐까 싶다. 엊그제 팔순을 맞은 선배는 선물로 준 손수건에  ''꽃피는  팔순'' 이라 적힌 꽃수레에 담긴 팔순을 함께 즐겼다. 나 또한 철없이 나이만 먹었다는 생각에  '남은 생 어떻게 살 것인가 화두이다.' 나는 지금도 현역에서 일을 하면서

아이들과  손자들이 모이면  주눅들지 않는 할머니다. 생전 만들지 않던 명함도 만들고 손자들에게 용돈을 줄 때도 명함을 곁들인다.

대학생 알렉스, 군에 간 요셉은 그들의 지갑에서 지난번에 준 할머니 명함을 꺼내 보이며 자랑스러워 한다. 우린 나이 들었다고 뒷전에 물러앉은 노인으로 살아선 안 된다. 지금까지 쌓아온 인생 노하우, 지혜를 함께 나누며  생의 현역을 살아야한다.

노인당에서 푸드스탬프 타는  노인으로 살아선 절대 안 된다. 미국에서 살아가려면  영어를 해야하며  끝없이 공부를 해야한다. 한 인간으로서 이 땅에 무엇을 함께 나눌 것인지, 내 이웃을 위해 평화와 안녕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참 좋은 나이가 노년아닐까 싶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노년의 황금 시간은 무슨 일을 하건 한 인간으로서 국경을 초월하여 인간 존엄과  평화를 위해  고귀한 인간적인 의무를 같은 시대 후손들에게 살기 좋은 세상을 남겨줄 한 인간으로서 의무가 우리에게 남겨져 있다. 

세월은 가도 예술은 남아 세기의 음악인 카잘스의  '새들의 노래'는 백악관 초청으로 연주 되었고 그의 고향 카탈로니아 민요로 카잘스는 한 인간으로서 조국을 위해  자유, 사랑을 염원하는 예술가이기 전에 훌륭한  한 인간이었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시인 조병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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