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수필] 바다야, 바다야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8-08 08:04:56

수필, 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바다를 본자는 물을 보지 못한다푸른 대양에 젖줄 문 

파도가 하늘 젖줄 물고

억겁의 세월  홀로 걸어 왔었지

 

태어 남 , 소멸 

생과 사의  푸른 대양에

하늘  젖줄 문  생명 

푸른 대양에  시를 쓰고 있었지

 

어디서 와서  --

어디로 가는지  나도 몰라

아무도 묻는 이도  없었다

 

까만 밤 별빛이  길을 밝혀주고

목숨 하나 하늘 젖줄 물고 달려왔다

 태양의 이글거림

거대한   파도가 나를 삼키고

다시 바다로 --- 

 

어느 날 낮선 해역

작은 모래 사장 

한줄기 물거품 되어 부서지고

다시 바다가 된다

 

나는 파도가 아니라

바다야 -----          ( 시 , 김경자}

 

태고의  바람 소리, 하늘, 바다, 푸른 산, 푸르디 푸른 상아의 나라, 그 누가 던져 놓았나… 거대한 대양위에 사마귀 만한  작은 섬하나. 내 가슴에 숨기어 둔 연인같은 섬, 그 바다를 찾아 나선다. 라바, 라바, 작은  보자기 하나 걸친 원주민들  야자수 우거진  바닷가 모래 사장 먼길 달려 온 파도가  홀로 왔다 간다.  열대식물들… 바나나, 망고, 따로 ,우루 , 애써 농사하지 않아도 원주민 주식이 산과 들에 가득하다. 바다에는 언제나 물고기가  있어  하루 식량만  건져 내어  식탁에 오른다. 남태평양에는 수많은 섬들이  마치 사마귀 처럼  솟아 있다. 조물주가 세상을 지으시고 남은  흙을  거대한 대양에 뿌리셨나 보다.  그 어디에도 외로운 섬은 없다. 깊은 바다에는 육지로 연결된 거대한 생명의 젖줄기가 연결되어 있다. 지구별이  수 억년의 세월 사이 육지가 바다로, 바다가 육지로,   푸른 대양 아래는 그 옛날 거대한 육지가  숨어 산다. 잠시 다녀 간  나그네인 내가 안개처럼 잠시 스쳐 갈 뿐… 남태평양도 알고 보면  그 옛날 화려한 왕실이 거대한 문명이  바다속에 숨어 산다. 하와이 중심으로 폴리네시안, 멜라네시안, 마이크로 네시아,  크게는 세 종족이  모여 산다. 큰 대륙으로는 오스트렐리아, 뉴 질랜드도 그 섬들이다. 난 대학 시절 단편 소설  서머 세트 모음 ‘레드’ 라는  소설 속에 소개된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팡고, 팡고를 꼭 한 번  가 보고 싶었다. 1977년 내 나이 스물일곱살에  외교관 남편 따라 그 섬에 5년을 살게 되었다. 우리나라 원양어선이 유일한 외화수입 참치잡이를 남태평양에서 하고 있을 때였다. 거대한 대양위에 사마귀만한 작은 섬 지금도 한국인을 닮은 원주민 아이들이 많은 이유도  원주민 처녀들과 우리 선원들이  하룻 밤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들이다. 팡고, 팡고 항구는 아름다운 미항으로 수심이 깊어 러브 보트같은 관광 유람선이  쉬어가는 아름다운 항구이다. 원주민들은  코코낫 잎 새로 지은 펠래에 온가족이 한데 모여살고 마당에는 조상의 묘를 모시고 유리관으로 덮어놓고 보고 싶으면 가끔 열어보기도 한다. 바다를 육지로 알고 사는 섬 사람들…

잘 산다는 것, 가난과 부의 개념도 없다. 레이꽃 만발한 길목마다 천혜의 맑은 바람, 눈빛이 유난히 아름다운 원주민 처녀들의 춤과 노래, 그 푸른 바다를 난 지금도 내 가슴에 담그고 산다. 다시 태어나면  그  바다, 그 섬마을에 이름없는 여인으로  태어나 살고 싶다. 그 아름다운 섬에도 두고온 내 조국의 아들들이 낯선 해역, 파도가  되어  바닷가에 잠들고 있다. 가난이 죄가 되어 원양어선 선원이 된 우리 아들들이 거대한 대양의 거친 파도에 휩쓸려 바닷속에 묻힌  우리 선원들 묘지가 300여구도 넘게 그 파도 소리에 묻혀있다.

 

남태평양의 선원 묘지

꾸욱 꾸욱 고향하늘  나는 물새 한마리

한을 우는  영혼 하나 고향 하늘 날은다.

오늘도 그날처럼 파도는 울고

해풍에 씻긴 비석하나

낯선 땅 바다에 잠든 넋이여--

 

열아홉 살  보릿 고개

가난이 한이 되어 원양어선 선원이 되어

작열하는  남태평양  원양어선 선원이 되어 

고국을 떠나 던 날 눈물의 이별

사랑하는 너를 보낸 조국은  너무 잔인해 ---

 

성난 파도는 하늘을 울고

너하나  귀한 목숨 바다에 묻고

남태평양 푸른 바다 밑에 너를 묻고 말았다

 

고향 그리움,  못내 파도에 울고 

돌아 갈수 없는 한의 목숨

한마리 물새되어  하늘 날으네

 

내사랑, 내조국의 아들들이여 --

이제는 눈물도 가난도 없는 

그 하늘나라에서  우리 다시 만나요.        [시, 김경자,   팡고, 팡고  항구에서   1977년 쓴 시}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김인구 변호사 질문 1. 트러스트가 뭔가요? 종이위에 써진 문서 아닌가요? 회사처럼 여러 경제활동을 할수 있는 법적인 존재 아닌가요?기본 성격: 종이 위에 작성된 문서가 맞음. 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국의 50년이 넘은 지인 장 0 0로부터 받은 해 저물녘의 아름다운 영상에 환호하고 있다. 석양에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장관은 참으로 경이롭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최선호 보험전문인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65세 전후가 상당히 중요한 나이가 된다.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자영업

[애틀랜타 칼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이용희 목사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많이 권유를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