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행복한 아침] 우리의 아이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5-06 08:14:42

행복한 아침, 김정자(시인·수필가)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김정자(시인·수필가)

 

올해로 어린이날 제정 100주년이 되었다. 소파 방정환 선생님께서 ‘어린이를 존중하며 어린이가 배우고 놀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하자’ 는 어린이 권리 선언이 100년 전에 태동 한 것이었다.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사업단 이주영 대표는 ‘어린이는 우주가 보낸 손님인데 저출산 환경이 아쉽다고 하시면서 아이들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은 어른의 의무’라 하셨다. “한 명 한 명 어린이가 태어나는 일에는 우주의 위대한 섭리가 있습니다. 부모 의지만으론 되지 않죠. 아이들 출생이 줄어든 건 지구 위, 이 땅, 우리 집에 오는 귀한 손님이 끊어진 것입니다. 손님 맞이를 제대로 못 하고 아이들이 태어나기 싫은 나라를 만든 건 어른들 큰 죄가 아닐까요. 소중한 생명 탄생을 경제 논리로 재단해선 안 됩니다. 어린이들이 저마다 한 몫의 사람으로, 소중하며 희망 있는 존재인 걸 느끼고 믿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건 그 때나 지금이나 어른들의 의무”라 하였다. 어린이 날을 계기로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어린이날 선언문을 찾아 보았다.  소년 운동의 기초 조건으로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에서 해방하여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라. 어린이를 재래의 경제적 압박에서 해방하여 만 14세 이하 무상, 유상 노동을 폐하라.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하도록 가정과 사회가 함께 노력하라’고 선언했다. 이어서 어른들에게 드리는 글도 함께 선포했다. ‘어린이를 내려다 보지 마시고 올려다 보아 주시오. 어린이를 가까이 하사 자주 이야기 해주시오. 어린이들에게 늘 부드럽게 높임말로 말해 주시오. 잠자고 운동하는 것을 충분히 하게 해주시오. 산보나 소풍 같은 것을 가금 가끔 시켜 주시오. 책망할 때에도 쉽게 성내지 마시고 자세히 타일러 주시오. 어린이들이 모여서 즐겁게 놀 놀이터와 기관을 지어 주시오. 대 우주의 말초 신경은  늙은이나 젊은이에 있지않고 오직 어린이에게만 있는 것을 늘 생각하여 주시오’라는 선언이 100년을 지났는데도 마음을 두드린다.

노년에 접어든 분들이 유년기 였을 땐 어린이라는 낱말이 갓 통용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작은 어른 쯤으로 치부받으며 어린이도 인격이 있다는 대접은 꿈꾸지도 못했던 그 시절에 비하면 많이 개선되고 사회적으로도 어린이 권리가 신장된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우리의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어린이날 말고도 매일매일 어린이를 존중해 주세요. 어린이 날 만큼은 엄마 아빠가 몇 시간이라도 함께 있어 주세요. 어려도 나에게 어떻게 대하는지 다 알아요. 아무렇게 대하지 말아 주세요. 일기나 그림을 허락 없이 보지 마세요’ 라는 소원을 부탁했다. 가슴에 휘영하니 안쓰러운 바람이 지나간다. 개구쟁이로 마음껏 뛰놀지 못하는 아이들은 쉽게 분노하고 쉽게 자극을 받는다. 삶이 풍요로워졌다고는 하지만 무슨 일을 만나든 스스로 해결할 줄 모르는 동심은 그늘이 있고 지쳐있다. 아이들이 엄마에게 의지하려는, 의지해야만 하는 나약함이 애처롭다. 공부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하는 엄마들,  가족을 위해 삶의 현장에서 이미 지쳐버려 어쩔 수 없이 아이들과 어울리며 놀아줄 수 없다는 아빠들, 아이들과 부모 세대가 마음의 전족을 해 버린 슬픈 시대상이다. 아이 스스로 자신의 삶에 주인이 되어 홀로 설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교육 현장인 교실이 생존 경쟁 장터로 탈바꿈한지 오래다. 어린이들은 공부가 노동이요 학교라는 구조에서 낙오자가 되면 사회악으로 치부하는 현실로 전락해버린 시대의 아픔에 시달리고 있다. 부모 몸을 빌어서 태어났지만 부모의 소유가 아니란 것이다. 유복한 환경을 조성해 주었다 해서 부모 생각 속에 가두어서도 아니될 것이요 사랑을 줄지언정 사랑의 보답을 강요해서도 아니될 것이다. 아이들이 스스로 미래를 열 수 있도록 강요하지 않으며 후원해주는 지혜로운 부모가 되는 길을 모색하는 부모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좋은 부모, 행복한 아이가 되는 지름길은 없다, 자녀는 부모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 했으니까.

5월처럼 아이들은 맑고 순수해서 경탄을 잘한다. 천국 주인은 어린아이들이다. 어린아이와 같지 아니하면 천국에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세상 분진에 찌든 어른들의 거울이 되고 있는 아이들이다. 5월 하늘처럼 무한하게 푸르게 뻗어나갈 우리 아이들에게 밝고 눈부신 미래가 도래하기를 간절히 기원드린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신앙칼럼] 명품인생, 명품신앙(Luxury Life, Luxury Faith, 로마서Romans 12: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지금 조금 힘쓰면 영혼이 큰 평화와 영원한 기쁨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생을 <명품인생(Luxury Life)>이라 과감하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유럽은 산적한 위협의 한 복판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전통적인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들끓는 분노 속에 침몰했다. 경제는 둔화세를 보이거나 기껏해야 답보상태

[오늘과 내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작년 12월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떼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에 우리는 질문해 본다. 지난 한해 동안 행복하셨습니까? 후회되고 아쉬웠던 일은 없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굉장히 낯선 이름의 이 화가는 100년 전 유럽과 미국의 화단을 매혹했던 경이로운 여성이다. 시대를 앞서간 아티스트이자 파격의 아이콘이며 사교계의 총아이기도 했던 그녀는 남자와 여

[에세이] 묵사발의 맛

꽃동네에서 먹은 묵사발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처음 꽃동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수녀님들이 꽃을 많이 가꾸며 가는 동네일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시와 수필] 하늘 아래 사람임이 부끄러운 시대여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인류사회와 인생사는 천태만상 총 천연색이다. 크고 작은 모양과 색깔 등 각기 다른 특성이 수없이 많고 또 장단점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최선호 보험전문인 예전엔 어른이 어린아이를 보고 한글을 깨쳤는가를 물을 때 “가나다를 아냐”고 묻곤 했었다. ‘가나다’가 한글 알파벳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

[독자기고] 쉴 만한 물가-Serenity

제임스 한 목사 2024한 해가 간다. 석양이 서쪽 하늘에 드리워 지면서 밝은 빛이 지워져 간다.마지막 노을을 펼치면서 2024를 싣고 과거로 간다. 이별이다. 아쉬움이다. 떠남이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김용현의 산골 일기] 죽은 나무 살리기

산기슭에 자리한 아파트의 작은 거실이지만 동쪽으로 큰 유리창이 나 있고 그 창으로 햇볕이 쏟아져 들어오면 한 겨울인데도 따뜻한 봄날 같다. 문득 바깥추위가 걱정돼 텃밭에 갔더니 꽃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