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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흙에 마음 담가야 정직해진다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2-21 08:34:06

수필, 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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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자(숙명여대 미주총회장)

 

산천의 봄은 흙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옵니다.얼음이 박힌  흙살을 헤치고 제 힘으로 일어서는

들풀의 합창에서부터 옵니다.

세상의 봄도 다르지 않습니다.

사람들 사이에 박힌 불신이 사라지고

갇혀 있던 마음들이 해방될 때 세상의 봄은 옵니다.

산천의 봄도 무성한 들풀들의 아우성 속에서 옵니다.

사랑의 방법 중 확실한 것은 '함께 걸어가는 것'입니다.

홀로 핀 '장미'가 아니라 함께 핀 '안개꽃'입니다.     (신*영*복*처음 처럼*  에서)

 

이 봄, 우리 집에 새 식구들이 찾아왔습니다. 하루 한 그루 화분을  만들어 이름도 지어주고, 분갈이도 해주고 아침마다 꽃들과 대화를 하면서 하루를 연다. 주로 꽃집에서 푸대접을 받아 생명력을 잃은 꽃들입니다. 흙을 바꾸어주고 태양빛을 충분히 받게 해주었더니 꽃동네가 되어 아침마다 커피 한 잔에 꽃 향기에 취해 하루를 엽니다. ‘코로나’ 이후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는 ‘외로움’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학교가 개학해도 서로가 마음을 열지 않는 ‘벽’이 사람과 사람 사이 ‘차디 찬 벽’입니다. 매일 만나서 말하던 일상의 삶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교정에는 웃음이 사라지고 홀로 서성이는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홀로움의 고독의 시간이  가져온  사회적 이슈입니다. 대상없이 대상을 관찰하는 사회적 관계로 인간이 서로 의존하며 올바른 인식이 결여되고 우울증에 시달린  사람이 많아진 것입니다.

 

우리들 모두

끝없는 그리움에 젖어

맑은 샘물이 솟아나는

영혼의 우물

 

마시고 마셔도

목 마르지 않는

너와 나의 샘물

 

마음과 마음이  만나

아우성하는  끝없는 

그리움의  끝 자락

 

웃음도 울음도 

만나면 예술이  되는 

목마르지 않는  

영혼을  마구 휘젓는 

그 교정

 

우리  거기서 

사랑을  목놓아 

노래하게 하라.        

  

맑고 깨끗한 샘물

끝없이 솟아나는

목마르지 않는 

샘물이 나 되리라   [이정기 교수 , 목마르지 않는 샘물] 

 

지난해  우리집에 이사 온 바위에 심어놓은 이끼들이 겨울에도 프르름을 보면서 자연속에 생명의 강인함을 느껴봅니다. 올봄에는 뒷뜰에 미나리, 신선초, 쑥 매년 홀로 봄식구들이 솔 사이 자라는 것을 보면서 ‘시우네  명상센터’ 란 팻말을 걸었습니다.  솔 사이 두릅들이 봄싹을 기다리고 올해는 해바라기씨를 듬쁙 뿌려 해바라기 마을을 기대해 보지만 번번이 사슴들한테 지고 말았습니다. 울타리를 치고 노오란 해바라기 꽃밭을 만들고 꽃들과 대화를 하면서 하늘을 더 자주 보려합니다. 자연이 선물한  솔밭 사이  쉼터를 만들어 마음의 해방 공간을 만들려합니다.

나만의 ‘해방 공간’ 은 자연 속 어디에도 숨어 있습니다. ‘오스트리아 찰스버그, 모챠르트 고향에는  알프스 산맥을 넘어 ‘산타루치아’역을 지나 ‘산마르코 광장에는 그 광장 한복판에 꽃과 같은 ‘플로리안 카페’가 있습니다. ‘플로리안 카페는 1720년 문을 연 이래 세기를 넘어 이탈리아는 물론 세계 수많은 예술가  정치, 사상가들의 사랑받는 명소입니다. 우리스스로 한 시대의 해방 공간은 다음 시대, 또 다른 시대의 해방 공간으로 ‘지성의 성지’입니다. 유럽은 알프스 맑은 물줄기가 ‘블루 다뉴브’가 되어 예술가, 음악인들의 해방 공간이 되었습니다. 우리 자신도 삶 속에 스스로의 창조의 공간을 마련해야 합니다. 나를 일깨워 잠들지 않는 창조적 예술의 공간은 당신이 서 있는 바로 ‘그 자리가 수류화개’입니다.

고전에 ‘공산 무인, 수류화개’ 소동파의 시 한구절이 이 봄 내 마음 헹구고, 처음으로 흙을 밟는 농부처럼 마음 비우며 살렵니다.

 

날마다, 새날 --- 

날마다 좋은 날---

흙에 내마음 담가야

정직하고 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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