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코리언아메리칸 아리랑] 제3부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 29회- 은사님의 부음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2-02-15 16:50:55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지천(支泉) 권명오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칼럼니스트)

 

연극 번지 없는 주막을 끝내고 그동안 소홀했던 사업을 위해 정신없이 바쁜 중에 뉴욕 고교 동문인 최원용 씨가 브라질 사시는 윤복현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는 급보를 받고 충격을 금할 길이 없었다. 며칠 전 선생님의 편지를 받았는데 세상을 떠나셨다니 그동안 나를 아끼고 사랑해주셨던 선생님! 연극 번지 없는 주막을 지원해 주시며 성공을 빌어주셨던 선생님께서 성황리에 끝난 연극에 대한 소식을 전하기 전에 돌아가셨다니 하늘이 원망스럽다. 더욱 애통하고 가슴 아픈 것은 장례식 영전에 꽃 한 송이 올리지 못하는 죄 때문이다. 선생님이 중대부속 중고등학교 교감선생님 재직 시 내가 책장사를 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을 알게 되신 후부터 특별히 보살펴주시고 사랑해주셨다. 졸업을 앞두고 대학 진학과 앞날에 대해 물으셨을 때 나도 모르게 고대 법대를 갈 예정이라고 했다. 내 실력을 잘 알고 계신 선생님은 합격을 할 실력이 안 되고 합격을 하고 졸업을 해도 취직할 곳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하면서 그동안 자네에 대한 특성과 조건을 연구 검토한 결과 연극영화과를 선택하고 배우가 되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앞으로 영화와 TV 시대가 오고 연기자들이 각광을 받을 날이 올 것이라고 하셨지만 솔직히 나는 황당했다. 배우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생각해본 일도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존경하고 경륜이 풍부하신 선생님께서 나를 위해 결정하신 고마움을 깊이 헤아린 끝에 연극영화과를 지원하고 훗날 배우가 되고 TV 탤런트가 돼 11년 이상 방송 드라마를 하게 됐는데 그동안 선생님께서는 뒤에서 계속 지원해 주셨다. 

그런데 나는 한 번도 찾아뵙지 못했는데 영등포 대방동에 사시는 선생님으로부터 온 전화를 받고 기쁘고 반가워 몸 둘 바를 모르는데 선생님께서 을지로 입구 ‘고관성’ 치과에 와 있는데 만날 수 있느냐고 하셔서 곧바로 달려가 동문인 고관성 원장과 선생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됐는데 선생님께서 “나 브라질로 이민가네” 하시면서 교사 월급만 가지고는 자녀들을 공부시킬 방법이 없어 교육조건이 좋고 넓고 큰 나라로 가 활개를 펴고 싶어 이민을 선택했다고 하셨다. 부모와 다름없이 내 인생에 진로를 밝혀주신 선생님이 이민을 가신다고 해 집으로 돌아와 밤잠을 설치고 다음날 아내와 작별인사를 하러 갔을 때 선생님께선 인구가 많고 취직자리도 없는 작은 나라를 떠나 넓은 세계에서 날개를 펴는 것도 애국의 길이라고 하셨다. 

선생님은 브라질에 도착해 시작한 봉제사업이 잘돼 만족한다고 이민을 잘했다고 하셨다. 나도 모르게 이민병이 들었고 이민을 결정했는데 선생님께서 브라질에 오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시겠다고 했는데 브라질을 못 가고 미국으로 이민을 하게 됐다. 그 후에도 어려울 때마다 도와주신 선생님께선 나를 배우가 되게 하시고 미국에서 살게 하셨다.

선생님! 선생님 은혜를 잊지 않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코리언아메리칸 아리랑] 제3부 아리랑 여정의 종착역 애틀랜타  29회- 은사님의 부음
권명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김인구 변호사 질문 1. 트러스트가 뭔가요? 종이위에 써진 문서 아닌가요? 회사처럼 여러 경제활동을 할수 있는 법적인 존재 아닌가요?기본 성격: 종이 위에 작성된 문서가 맞음. 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국의 50년이 넘은 지인 장 0 0로부터 받은 해 저물녘의 아름다운 영상에 환호하고 있다. 석양에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장관은 참으로 경이롭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신청

최선호 보험전문인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겠지만, 특히 미국에서는 65세 전후가 상당히 중요한 나이가 된다. 은퇴할 나이가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은퇴하는 경우에도 그렇지만, 자영업

[애틀랜타 칼럼] 가정 생활의 스트레스

이용희 목사 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 잘 한 것이 있었는데 책을 잘 읽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선생님이 대표로 책을 읽으라고 많이 권유를 했습니다. 제가 목사가 된 후에 가장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