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이규 레스토랑
첫광고

[제6회 애틀랜타문학회 신인문학상-시 부문 우수상] 하동 저수지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10-20 11:57:06

애틀랜타문확회,신인문학상,우수상,이종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이종길

 

메주콩 한 자루 마늘 한 접 등짐 매고

오일장 보러 가신 아버지

여름 보낼 란닝구와 학용품 서너 가지

왕소금 듬성하게 박힌 고등어 두어 마리

누런 신문지에 둘둘 말아 망태에 넣고

늦은 점심 곁들인 막걸리 몇 잔에

기분 좋은 비틀걸음

둑길로 올라선

하동 저수지

복사꽃 붉은 가지 일렁이는 물그림자에

거꾸로 선 두 다리가

갈대처럼 흔들리는

하동 저수지

 

매고 온 망태 벗어주며

멋쩍게 웃으시던 아버지

혼자 국밥에 곁들인 막걸리가

그렇게도 미안하셨나요

노을 함께 붉어가는

하동 저수지

 

[제6회 애틀랜타문학회 신인문학상-시 부문 우수상] 하동 저수지
이종길

 

 

<이종길>

생년월일- 1940/2/18

본적- 경북. 영천

국적- 미국

이민- 1970년

직업- 병아리 감별사 취업 이후 서비스 소매업 부동산업 기타

학력- 대 중퇴(한국)

이메일- palpal96@me.com

 

■ 수상소감

글을 읽거나 쓰는 것에 재미를 느끼며 살아오고는 있지만 이런 큰 상이 내게 주어지다니 그저 과분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작품 중에 거꾸로 매달려 갈대처럼 흔들리는 아버지의 야윈 다리가 나옵니다. 일제의 폭정, 6.25, 폐허를 헤쳐온 고통과 가난, 그 역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버지의 다리는 항상 거기 있었습니다.  그는 그때 어떤 꿈을 가졌으며 또 무엇을 얻으려 했을까요? 이 물음이 원래는 이 작품을 구상하게 된 동기였습니다. 아버지는 오직 한길 외롭고 고달픈 길을 주저없이 택하셨습니다. ‘사람 같은 사람’으로 자식을 키우는 일, ‘사람 같은 사람’으로 모인 사회를 만들고 그 속에서 제 몫을 감당할 수 있는 책임 있는 인간이 되게 하는 것. 그 분은 바로 이런 홍익인간의 철학과 가치를 몸소 실천하고 가르치는 일에 모든 것을 걸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이라는 한 나라의 세기적 번영을 기적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하려 합니다. 그러나 실은 우리의 성취는 홍익인간으로의 전 인류적 보편가치가 도약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지금 세계로 퍼져가고 있는 한류의 물결도 이러한 정신적 바탕에서 출발한 것이라면 한류는 절대로 한순간의 바람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한 사발 막걸리와 국밥의 호사를 혼자 누린 게 미안해서 멋쩍게 웃으시는 아버지의 소박하고 겸손한 모습에서 사랑에 더하여 잔잔한 연민의 정도 느끼게 됩니다. 노을빛, 술기운, 미안한 마음, 이 모든 것들로 하여 하동 저수지는 붉어가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이 풍요로움을 한 가지도 누려보지 못하고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모든 어버이들께 이 헌시로나마 위로를 드리려는 게 작시의 동기였음을 거듭 밝히며 포상으로 응답해주신 심사 위원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종길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세월 속에서 만난 새해

김정자(시인·수필가)     지난 해 연말과 새해 연시를 기해 다사다난한 일들로 얼룩졌다. 미국 39대 대통령을 역임하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께서 12월 29일 향연 100세로 별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새로움의 초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의 밝은 햇살이 가득한 아침이다. 연휴에 분주하게 지내느라 새로움을 마주하는 희망찬 의지를 다질 새도 없었다. 새해부터 경건해야 할 삶의 질서

[신앙칼럼] 명품인생, 명품신앙(Luxury Life, Luxury Faith, 로마서Romans 12: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지금 조금 힘쓰면 영혼이 큰 평화와 영원한 기쁨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생을 <명품인생(Luxury Life)>이라 과감하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유럽은 산적한 위협의 한 복판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전통적인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들끓는 분노 속에 침몰했다. 경제는 둔화세를 보이거나 기껏해야 답보상태

[오늘과 내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작년 12월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떼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에 우리는 질문해 본다. 지난 한해 동안 행복하셨습니까? 후회되고 아쉬웠던 일은 없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굉장히 낯선 이름의 이 화가는 100년 전 유럽과 미국의 화단을 매혹했던 경이로운 여성이다. 시대를 앞서간 아티스트이자 파격의 아이콘이며 사교계의 총아이기도 했던 그녀는 남자와 여

[에세이] 묵사발의 맛

꽃동네에서 먹은 묵사발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처음 꽃동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수녀님들이 꽃을 많이 가꾸며 가는 동네일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시와 수필] 하늘 아래 사람임이 부끄러운 시대여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인류사회와 인생사는 천태만상 총 천연색이다. 크고 작은 모양과 색깔 등 각기 다른 특성이 수없이 많고 또 장단점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최선호 보험전문인 예전엔 어른이 어린아이를 보고 한글을 깨쳤는가를 물을 때 “가나다를 아냐”고 묻곤 했었다. ‘가나다’가 한글 알파벳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