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이규 레스토랑

[보석줍기] 젓가락 공동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9-28 09:33:20

보석줍기,이세철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이 세철(쥬위시타워 보석줍기 회원·계속 걷고 싶어라)   

 

이민자로 미국에 와서 사는 많은 한인들은 미국 문화와 한국 문화가 섞인 생활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집 밖에서는 미국 문화 속에 지내다가 집에서는 한국 식으로 바뀌는데 특별히 식생활에서는 두드러지게 이 두 문화를 공유하며 사는 것 같다. 낮 시간에는 포크를 사용하는 미국 음식이나 손으로 직접 먹는 패스트푸드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집에서 젓가락을 사용하여 식사를 한다. 젓가락을 사용하는 우리 음식을 먹다 보면 우리들의 조상님들은 참 지혜로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막대기 두 개를 이용하여 음식을 집는 도구인 젓가락은 특별한 연구로 개발된 것도 아니고 더욱이 옛날에 사용한 도구를 발전시켜 개발 한 것도 아닌 그저 막대기 두 개일 뿐인 매우 단순한 식 도구이다.

갑자기 웬 젓가락 예찬론이냐 하겠지만 젓가락에 대하여 좀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포크는 식사 때 음식을 찔러서 무언가를 꿰뚫어 원형을 훼손해가면서 먹지만, 젓가락은 음식을 찌르지 않고 음식물의 원형을 보존한 채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서로 결합시키거나 고리로 얽매이지 않아도 자신의 일을 잘 해낸다. 일이 끝나면 각기 흩어져 자기 스스로 존재하면 그 뿐이다. 그 둘 사이에는 무한한 공간이 있으며 하나가 사라지면 다른 것과 짝을 이루어 제 할 일을 하면 그 뿐이지 신발처럼 짝이 맞지 않아 멀쩡한 하나가 버려지는 일도 없는 것이다. 그래서 자유롭고, 네가 아니면 안 된다고 울부짖을 필요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젓가락 한 짝만 가지고는 할 수 있는 일이 극히 제한되어 있으며 그 능력 또한 엄청나게 떨어진다. 우리도 그렇다. 젓가락처럼 둘이 합쳐질 때 우리의 가정도, 공동체도 무한한 힘을 발휘할 수 있으며, 우리 모두가 합쳐졌을 때에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공통체가 빛나게 된다. 

우리에게 가장 오래 남는 기억은 내가 아프거나 힘들 때 누군가 흘려준 눈물이며 따스한 손길인 이유는 한없이 약할 때 잡아준 손길이기에 결코 그 순간을 잊지 못하는 것이다. 이처럼 공동체도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젓가락처럼 힘을 합한다면 그 공동체가 사랑과 정성으로 가득 차 빛날 것이며 우리 자신들에게는 잊지 못할 큰 기쁨이 될 것이다.

 

 

[보석줍기] 젓가락 공동체
[보석줍기] 젓가락 공동체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행복한 아침] 세월 속에서 만난 새해

김정자(시인·수필가)     지난 해 연말과 새해 연시를 기해 다사다난한 일들로 얼룩졌다. 미국 39대 대통령을 역임하신 지미 카터 전 대통령께서 12월 29일 향연 100세로 별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새로움의 초대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새해의 밝은 햇살이 가득한 아침이다. 연휴에 분주하게 지내느라 새로움을 마주하는 희망찬 의지를 다질 새도 없었다. 새해부터 경건해야 할 삶의 질서

[신앙칼럼] 명품인생, 명품신앙(Luxury Life, Luxury Faith, 로마서Romans 12:2)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지금 조금 힘쓰면 영혼이 큰 평화와 영원한 기쁨을 얻을 것이라고 확신하는 인생을 <명품인생(Luxury Life)>이라 과감하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리 혹스테이더 칼럼] 벼랑 끝에 선 유럽

유럽은 산적한 위협의 한 복판에서 새해를 맞이했다. 정치적 측면에서 보면 기존의 전통적인 정당들이 유권자들의 들끓는 분노 속에 침몰했다. 경제는 둔화세를 보이거나 기껏해야 답보상태

[오늘과 내일]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가짐

작년 12월 마지막 남은 한 장의 달력을 떼면서 지난 1년 동안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순간에 우리는 질문해 본다. 지난 한해 동안 행복하셨습니까? 후회되고 아쉬웠던 일은 없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정숙희의 시선] 타마라 드 렘피카 @ 드영 뮤지엄

굉장히 낯선 이름의 이 화가는 100년 전 유럽과 미국의 화단을 매혹했던 경이로운 여성이다. 시대를 앞서간 아티스트이자 파격의 아이콘이며 사교계의 총아이기도 했던 그녀는 남자와 여

[에세이] 묵사발의 맛

꽃동네에서 먹은 묵사발은 생각만으로도 입안에 군침이 돈다. 처음 꽃동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수녀님들이 꽃을 많이 가꾸며 가는 동네일 것이라는 상상을 했었다. 사막의 오아시스라는

[시와 수필] 하늘 아래 사람임이 부끄러운 시대여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 없기를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그리고 나한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삶과 생각] 천태만상 만물상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인류사회와 인생사는 천태만상 총 천연색이다. 크고 작은 모양과 색깔 등 각기 다른 특성이 수없이 많고 또 장단점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전문가 칼럼] 보험, 그것이 알고 싶다- 메디케어 혜택의 A B C D

최선호 보험전문인 예전엔 어른이 어린아이를 보고 한글을 깨쳤는가를 물을 때 “가나다를 아냐”고 묻곤 했었다. ‘가나다’가 한글 알파벳의 대표 격이 되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