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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 최의 마음의 풍경] 삶의 회오리바람 속에서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5-27 14:14:04

칼럼,모세최,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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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알렉산더 뒤마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우수한 작품이다. 일등 항해사 에드먼드 단테스(리처드 챔버레인)는 귀항한 후, 어느 한순간에 삶의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자신의 죄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해상 감옥 디프 성에 수감 된다. 에드먼드 단테스는 연인 메르세데스와 신혼의 삶을 설계하며 기쁨과 행복의 절정에 있었다. 선장이 될 미래의 꿈에 부풀어 있던 에드먼드 단테스는 주위에 시기와 중상, 배신, 모함으로 인해 삶이 산산조각이 나고 만다.

탐욕에 찌든 세상의 몹쓸 사람들이 정직하고 선량한 사람의 삶을 잔인하게 파괴한 것이다. 독방에서 절망의 나락에 빠져 있던 에드먼드 단테스는 옆 독방에 갇혀있는 죄수(반 보나파르트)인 사제 얘비 페리아(트레버 하워드)를 만나게 된다. 페리아 신부가 탈출하고자 바다로 향해 뚫은 희망의 터널이 각도가 잘못 측정되어 단테스의 감방으로 뚫려 만남이 이루어졌다. 사람과 만남이 얼마 만인가. 가슴 뭉클해진 단테스는 사람의 체취와 온정에 감격하여 그의 품에 안겨 오열한다. 페리아 신부를 만남으로 10년을 넘게 갇혀있었던 기간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단테스가 페리아 신부를 스승으로 섬기고 신부는 신학, 수학 철학, 세계사를 가르친다. 단테스는 페리아 신부의 통찰력과 연역법 논리를 적용해 풀어내는 투옥의 원인을 알게 되자 경악한다. 선장의 자리를 탐냈던 라이벌의 모함, 메르세데스의 사촌인 연적의 간계와 시기심, 배은망덕한 선원의 배신이 단테스를 나폴레옹 지지자로 몰아 고발한 것이다. 단테스는 정치적 성향이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출세 지향적인 검사(왕당파)의 위선과 그릇된 욕망 때문에 정치적 희생자가 되었음을 확실히 알게 된다. 단테스는 그의 영혼에 드리운 악의 실체의 어두운 그림자에 치를 떨며 복수심에 불타오른다.

그의 선한 분노가 복수심에 사로잡혀 자신의 마음을 지옥으로 만들며 선한 본성이 무너져가고 있다. ‘복수는 신께서 하신다.(롬:12-19) 부정한 생각이 자신을 파멸로 이끌지 못하도록 빠져나오게!’

분노의 노예로 전락하지 말라는 페리아 신부가 에드먼드 단테스의 영혼을 위한 고언이다. 분노가 삶에서 인격적인 파괴를 가져오는 것을 염려하고 있는 사랑의 마음이다. 어떠한 분노이든지 하나님 앞에서 선하게 회복되어야 할 감정임을 일깨워주고 있음이 아닌가? 고통스러운 감정에 갇혀서 영혼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더 힘든 시간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에드먼드 단테스는 지옥 같은 삶을 살아온 자신의 선한 분노를 정당화하고자 하는 충동으로 복수의 일념에 사로잡힌다.

14년 그 동안 젊음의 단절, 처참하게 무너졌던 억울한 삶, 숨 막혔던 지난 날의 세월, 어둡고 깊은 절망의 시간, 몸을 비틀고 싶을 정도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터져나온다. 하나님께서는 어디에 계십니까? 왜? 이런 일이 저에게 일어나야 합니까. 제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비통한 심정으로 삶의 참혹함을 절규하며 단테스는 욥처럼 “하나님께 소리치고 싶을 때”가 있었을 것이다. 단테스는 페리아 신부와 함께 탈출 통로 땅굴을 파내면서 전투적인 분노의 감정을 쏟아낸다.

우리에게도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에게 즉시 되갚아주고 싶은 본성이 꿈틀거리지 않는가? 어쩌면 내면에 어떠한 형태이든지 분노의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일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고통스럽고 비참한 현실의 만신창이가 되는 상황에서도 잘못된 반응으로 견디어 내지 못한다면 진정한 삶의 교훈을 배우는 기회를 놓치게 되리라.

병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페리아 신부로부터 목에 걸고 있던 십자가에 감추어진 보물섬 지도를 받게 된다. 페리아 신부는 1489년에 몬테크리스토 섬에 감추어진 보물을 찾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신성하고 선한 일을 많이 하라는 유언을 남긴다. 단테스는 페리아의 시신을 자신의 독방으로 옮긴 후 시신을 담는 수장용 자루에 들어가 조수가 바뀌는 때에 간수에 의해 바다에 던져진다. 탈출에 성공한 단테스는 표류하다가 이태리 밀수 선원에 의해 구조되어 몬테크리스토 섬에서 보물을 찾은 후 그리스에서 파리로 돌아온다.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신분을 바꾸어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4인을 차례차례 찾아가 그들이 불의로 얻은 권력과 명성을 단죄하고 숨통을 조여가며 복수를 감행한다. 그들이 자행했던 야만적인 다른 죄과를 만천하에 드러나게 해 파멸로 이끌며 법정에 세운다.

양부 밑에서 태어나 성장한 아들은 아버지 몬테고 장군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단테스를 찾아가 친부인 줄도 모른 체 결투를 신청하기에 이른다. 메르세데스가 단테스에게 찾아와 우리의 아들이라고 밝히며 아들이 있었기에 삶의 희망이 되었다고 눈물로 애원하며 부자간의 결투를 거두어 주기를 간청한다.

이미 시작된 결투에서 아버지는 엉뚱한 곳에 총을 쏘고 아들은 허공을 향해 총을 발사한다.

억울한 누명을 썼던 친부를 향해 ‘죄를 폭로할 권리가 있으셨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정체성의 혼란을 느꼈던 아들은 군에 입대해 아프리카로 떠났다.

단테스는 메르세데스에게 다시 새로운 삶을 살 것을 호소하지만, 메르세데스는 아들이 있는 아프리카를 향해 떠나간다.

에드먼드 단테스는 자신을 사지로 몰아넣었던 그들이 저질렀던 사악한 행위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다. 용서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 복수는 했지만, 이제는 자신을 지탱할 수 없었다.

그에게는 복수의 과정에서 이미 사랑의 능력이 고갈되어 있었다.

그러나 에드먼드 단테스에게는 사랑의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헌신과 도전 정신이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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