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독자기고] 하루에 꽃이름 하나만 부를 수 있다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5-26 15:15:24

박경자,수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당신이 한송이 꽃일수 있다면 눈가에 맺힌  눈물도

땅이 꺼져가는 한숨도

꽃들이 당신 가슴을 행복하게 하는 순간

 

흙을 좋아해 아침이면 꽃밭에 나가 흙투성이가 되지만 매일 새롭게 피어나는 작은 꽃 한송이는 하루를 행복하게 살기 위한 하늘이 보내신 천사들이다. 5월의 꽃들은 장미, 하얀 튤립, 꽃집에 가면 꽃들의 아름다움에 얼마나 마음이 설레었던가-

난 5월의 꽃은  이름없는 분꽃, 보라빛 아이리스, 물망초 등 사람의 눈길을 피해 피어있는 꽃들을 좋아한다. 이름모를 잡초들이 마음껏 피울수 있는 꽃동네- 이름은 ‘잡초네’이다. 태어나서 꽃이라 한번도 불러주지 못한  사람들에게 버려진 목숨들이다. 솔숲 사이 그 잡초들이  마음껏 행복하게 꽃 피울 수 있도록 했다. 우리가’ 잡초’라 부르는 것들이 피워낸 그 꽃 모습들은 참으로 신선을 보는 듯 아름다웠다. 사람만 자신들의 꽃을 사랑할뿐 자연 속에서는  똑같은 소중한 생명들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별 동네에도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고 있다. 그 중에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람, 만나지 않아도 어떻게 지내나 궁금한 사람, 그리움이 가슴 스치고 지나가는 사람, 꽃들의 세계와 다를 게 없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정채봉 시인의 ‘꽃뫼의 편지’를 읽으며  살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움이 가슴 스친다. ‘꽃뫼의 편지’우리 동네 이름은 ‘꽃뫼’ 화서동이다. 내가 살고있는 동네 이름이다. 숲이 울창한 동네, 앞에는 바다가 있고 숲에서는 아침부터 산새들이 우짖는 소리에 잠이 깬다. 

밤늦게 술 취해 돌아온 어느날 밤이었다. 새벽녘 한기가 느껴져 웃목에 홑이불을 끌여당겨도  올라오지 않는거야- 정신을 차려 가까이 봤더니, 그건 홑이불이 아니라 달빛이었지- 봄부터 여름까지 뻐꾸기가 울어대고  꿩과 다람쥐 울어대며 이름모를 들꽃들이 피워대는 ‘꽃뫼’ 내가 사는 동네다.(그의  글 꽃뫼 중에서)

그가 세상을 떠난지 오랜 지금도 그의 책에서 소년같은 감동을 느끼며 살아생전 정호승 시인과의 우정- 법정 스님의 책을 그가 샘터사 편집장으로 있던 때 모두 묶어낸 20 여권의 ‘법정 책묶음’을 세상에 내놓은 정채봉 시인을 꽃뫼에서 다시 만난다. 사람이 사람을 그리워하면 이승아니라 저승에서도 그리움이 사무친다.

글이 쓰여지지 않는 날 이름없는 들꽃 마을 ‘꽃뫼’를 서성이면 꽃들이 글을 쓴다. 우리는 지구별을 여행하는 작은 여행자들이다. 별들이 무수한 우주에서 지구별 나들이로 잠시 머물다가는 나그네들이다. 당신이 서 있는 그자리에서 맴돌며 춤추다 가는 행복한 집시  여행자이기를- 지구별에서 만난  사람들, 만나고, 사랑하며, 나누기 위해 영원한 집시라는 사실을 아는 순간은 매우 소중하다.

세상의 학문은 더 이름을 알리라, 더 많은 돈을 벌어라, 행복을 말하지만 사실은 행복은 거기 살지 않을 뿐  괴로움만  더해간다.

당신의 정원에 ‘꽃뫼’라는 이름없는 꽃들을 키우며 사람도 꽃들처럼 이름을 부르면 얼마나 행복할까-

꽃 한송이에는 온 우주의 신비를, 비밀을,  행복을 알고 있다.

당신을 변화 시키는 씨앗

고통

그리고 사랑

뿐임을---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법률칼럼] 영주권 문호(Visa Bulletin)

케빈 김 법무사   미국 국무부 국립비자센터(NVC)는 매월 15일을 전후로 ’영주권 문호(Visa Bulletin)’를 발표하여, 각 이민 비자 카테고리별로 접수 가능일(Fili

[벌레박사 칼럼] 아파트 바퀴벌레 문제 해결하기
[벌레박사 칼럼] 아파트 바퀴벌레 문제 해결하기

벌레박사 썬박 벌레문제로 상담하시는 고객들 가운데에는 아파트나 콘도에 사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아파트 자체적으로 페스트 컨트롤 회사와 계약을 맺어 정기적으로

[행복한 아침] 글쓰기 노동

김정자(시인·수필가) 나에게 글 쓰기는 못 본 척 덮어둘 수도 없고 아예 버릴 수도 없는 끈적한 역량의 임무인 것처럼 때론 포대기로 업고 다니는 내 새끼 같아서 보듬고 쓰다듬으며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전문가 칼럼] “트러스트 설립과 관련해서 제일 먼저 듣는 질문들”

김인구 변호사 질문 1. 트러스트가 뭔가요? 종이위에 써진 문서 아닌가요? 회사처럼 여러 경제활동을 할수 있는 법적인 존재 아닌가요?기본 성격: 종이 위에 작성된 문서가 맞음. 그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모세최의 마음의 풍경] 소멸의 미학

최 모세(고전 음악·인문학 교실) 한국의 50년이 넘은 지인 장 0 0로부터 받은 해 저물녘의 아름다운 영상에 환호하고 있다. 석양에 붉게 타오르는 노을의 장관은 참으로 경이롭다.

[신앙칼럼] 라함의 축복(Blessing of Raham, 마Matt. 5:7)

방유창 목사 혜존(몽고메리 사랑 한인교회)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마 5:7). “긍휼(Mercy)”을 의미하는 히브리어는 ‘엘레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삶과 생각] 지난 11월5일 선거 결과

지천(支泉) 권명오(수필가 / 칼럼니스트)  선거는 끝났다. 1년 이상 치열하게 선거전을 펼치며 당선을 위해 올인했던 대통령 후보와 지방자치 선출직 후보들이 더이상 열전을 할 일이

[시와 수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박경자(전 숙명여대 미주총동문회장)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 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그별 하나를 쳐다 본다 밤이 깊을 수록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나는

[한자와 명언] 修 練 (수련)

*닦을 수(人-10, 5급) *익힐 련(糸-15, 6급) 학교 교육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가정 교육’인데, 이를 문제시 삼지 아니하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우리 사회가 병들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내 마음의 시] 통나무집 소년

월우 장붕익(애틀랜타문학회 회원) 계절이 지나가는 숲에는햇빛을 받아금빛 바다를 이루고외로운 섬  통나무집에는소년의 작별인사가 메아리쳐 온다 총잡이 세인이소년의 집에서 악당들을  통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