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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자녀와의 불화로 고민이시다면

지역뉴스 | 외부 칼럼 | 2021-01-06 15:15:12

건강칼럼,심리,업톡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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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ID19으로 인한 락다운이 길어짐으로써 식구들이 집에서 함께하는 시간이 예전보다 더 많아졌다. 물론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이 좋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가족들 사이의 트러블 또한 많이 경험하게 된다. 그것을 반영하듯 가족관의 불화, 특히 자녀와의 관계로 상담을 받고자 하시는 분들이 평소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어떤 경우에는 내가 도와드릴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상담이 필요한 자녀들이 청소년일 경우이다. 이들은 이미 성인과 다름없으므로 그들 본인의 의지로 상담받기를 원하지 않는 이상 상담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대신, 부모님들께 한발짝 비켜서서 자녀를 믿고 한번 기다려봐달라고 조언 해 드린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다시 문의하시길 부탁드린다. 

하지만 같은 부모의 입장으로 누구보다도 그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기에 내 개인적 경험이 도움이 될까싶어 이 글에서 소개할까 한다.

코로나가 미국을 강타한 지난해 5월부터 초등 2학년인 아들녀석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기 시작하면서 아들의 학교 수업에 참관하는 날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그동안 학교다닐 때는 몰랐던 내 아이의 공부 스타일, 사회성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 했었다. 그런데 온라인 수업이 길어지면서 아이가 집중력과 흥미가 사라지면서 수업에도 소홀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 또한 나도 모르게 욱하며 소리지르고 쉽게 짜증내고 아이에게 화를 내는 일이 잦아졌다. 

아이도 나름대로 스트레스를 받았고, 그럴수록 수업에 점점 더 흥미를 잃어갔다. 그 모습에 나는 한국 엄마의 특유의 전투적 교육열을 발동해 더 많은 극성을 부렸다. 그야말로 날마다 전쟁같은 생활의 반복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밖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며 마냥 좋아하는 아이를 보면서 “이렇게 건강하고 밝게 크는데 더 바랄게 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고 지금 이 낯선 생활속에서 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가정교사가 아닌 자신을 믿고 서포트해주는 엄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을 깨닫고 보니 그동안 문제는 내 아이가 아닌 바로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로써 어린 자식의 입장을 미처 살펴보지 못하고 내 입장만 생각했던 것이 미안 하기만 했다. 내리사랑이라 했는데,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것이 엄마라고 했는데 그동안 잘할 때만 칭찬하고 못한다고 화를 냈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런 마음이 생기니 무조건 감사하고 사랑할 일만 남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매일 아침 수업시작 전에 무조건 감사하고 사랑하면 칭찬에 후한 엄마가 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내 마음이 한결 느긋해지기 시작했다. 내 마음이 느긋하고 여유로워지니 잔소리할 일도 고함을 지를 일도 없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이 스스로 수업에 더욱 더 적극적이고 내 간섭 없이도 혼자서 척척해내는 것을 보고는 내 마음가짐의 변화가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자녀가 힘들어할 때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런데 부모들이 그들의 방식 만으로 도와주려고 하다 보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더군다나 미국식 교육과 미국식 문화가 더 익숙한 자녀들과 뼈속까지 한국적인 부모님들의 소통방법이 그런 불화를 가중시킬 수도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손목을 비틀어 바른길로 이끄는 것 만이 아닌, 한걸음 물러나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켜봐 주는 것 또한 부모의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할 것 같다. 

특히 마음의 문제로 힘들어 하는 자녀들 에게는 무조건 고치려고 드는 부모보다 옆에서 묵묵히 응원하며 기다려줄 수 있는 부모가 더 절실할 수 있다. 

지금 자녀와의 트러블로 고민하시는 부모님들이 계시다면, 따끔한 충고나 현실적인 조언보다 조건 없이 사랑하고 감사하는 부모의 마음가짐이 자녀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상담사로써 그리고 같은 부모의 입장에서 조언해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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