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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걸려도 약 못 산다… 환자들 ‘발동동’

미국뉴스 | 사회 | 2024-08-07 08:18:49

코로나19 치료제,팍스로비드, 품절 사태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팍스로비드’ 품절 사태

가격 치솟아 약국들 부담

처방 받아도 며칠씩 지연

노약자·기저질환자 ‘위험’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 [로이터]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76세 조모씨는 얼마 전 타주에서 오랜만에 방문한 아들 내외, 손자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며칠 후 조씨는 극심한 인후통과 고열이 시작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에 있던 코로나 검사키트로 검사를 해보니 결과는 양성이었다. 주치의에게 연락해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말했다. 주치의는 기관지가 약하고 당뇨를 앓고 있는 고령의 조씨가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팍스로비드를 처방하며 신속하게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조씨가 평소 이용하던 약국을 비롯해 한인타운 내 다른 약국들도 팍스로비드 재고가 없었다. 증상이 발생하고 3일이 지나 조씨는 지인을 통해 한인타운 인근 대형 약국에서 팍스로비드를 구해 복용할 수 있었다. 약을 구하는데 지체된 시간 동안 조씨의 상태는 악화될 뻔했지만, 약을 구해준 지인 덕분에 다행히 중증 진행은 막을 수 있었다.

 

올 여름 전국적으로 코로나19 급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노약자와 기저질환자들에게 처방되는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가 약국마다 품절 사태를 겪고 있다. 정부 보조금 중단으로 약값이 치솟고, 재고를 확보하더라도 수요가 적어 수익성이 낮아 팍스로비드 판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팍스로비드 복용이 꼭 필요한 환자들마저 약을 처방받고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고위험군 환자들의 치료가 지연되거나 중증으로 악화되는 위험이 커지고 있다.

 

팬데믹 비상사태 기간이던 지난 2021년 12월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 승인(EUA)을 받은 팍스로비드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질환의 위험도가 높은 성인의 입원 또는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 약물이다. 고혈압, 근육통, 설사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현존하는 코로나19 치료제 중에서는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이 나타난 확률이 가장 적고 많은 사람들에게 보급 가능한 약인 것이다.

 

문제는 팍스로비드가 FDA 정식 승인을 받고 팬데믹이 공식적으로 종료되면서 정부의 보조금이 끊겼고 약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소규모 약국들이 팍스로비드를 들여놓지 않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 실제로 지난 5일과 6일 한인타운 내 5곳의 한인 약국들과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인근 도시의 약국 등 10여 곳에 팍스로비드 보유 유무를 물었지만 모두 해당 약품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씨가 팍스로비드를 제때 구하지 못한 이유다.

 

대형 약국 체인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한인타운 인근 대형 약국들은 소형 약국들에 비해 팍스로비드를 구비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지만, 물량이 넉넉하지 않아 품절과 입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한인타운 G 약국에서 근무하는 약사 정모씨는 “팍스로비드가 없어 대형 체인 약국으로 트랜스퍼를 해드렸는데 그쪽에서 지금 당장 약을 찾으러 오지 않으면 다른 환자에게 약을 주겠다. 이것이 마지막 약이라고 연락이 왔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소형 약국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소형 약국들이 팍스로비드를 구입하는 가격은 20알 기준 1,500달러 선이다. 약값도 약값이지만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중증 위험도가 높지 않아 이전처럼 약의 수요가 없어, 재고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몇몇 메디케어 플랜이 소형 약국들을 네트웍에서 제외시키는 등 대형 약국과의 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재 상황에서 소형 약국들은 팍스로비드를 확보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설명했다.

 

또한 팍스로비드는 증상이 발생한 후 5일 이내에 복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송 전문의는 만약 팍스로비드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 대형 체인 약국 위주로 우선 전화 문의를 하는 것이 약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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