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모두 9~15% 늘어
연체 2021년부터 지속 증가
미국인들은 신용카드를 통한 구매를 늘리고 있지만 이를 상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지고 있다. 또한 연체율도 2021년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4대 은행은 지난해 신용카드 소비 규모가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의 지난해 신용카드 소비는 전년보다 9% 증가한 1조2,000억달러를 기록했다. 웰스파고도 15% 늘었다.
하지만 카드 이용자들은 예전처럼 빨리 쓴 돈을 갚지는 않고 있다.
고객의 미납 잔액의 경우 JP모건은 1년 전에 비해 14%,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9% 각각 증가했다. 씨티그룹과 웰스파고도 마찬가지로 늘었다.
미납금 규모는 2019년 수준을 넘어섰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카드로 더 많은 구매를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보다 청구서 지급에 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WSJ은 전했다.
이는 물론 소비자의 재정적 고통이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제러미 바넘은 콘퍼런스콜에서 “소비자들은 버는 것보다 더 쓰고 있다”며 팬데믹 지원금과 학자금 대출 납부 중단으로 쌓아두었던 현금이 소진된 만큼 이들이 올해 자금 운용을 어떻게 할지 확인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지난해 미국인들의 예금도 줄었다.
JP모건의 소매금융 부문 예금은 3%, 씨티그룹과 BofA는 8%, 웰스파고는 9% 각각 줄었다.
웰스파고 경영진은 예금 감소는 일부 고수익을 따라 자금이 옮겨간 점도 한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성인들은 거의 절반이 저축 계좌에 500달러 이하의 예금을 갖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나스닥이 운영하는 금융교육 매체인 고뱅킹레이츠(GOBankingRates)가 지난해 11월 미국 성인 1,06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CNBC 방송이 보도했다.
또 응답자의 약 29%는 저축 계좌에 501~5,000달러를 갖고 있고, 나머지 21%는 5,001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또 응답자의 60%는 당좌예금 계좌에 500달러 이하가 있다고 밝힌 반면 약 12%만이 2,001달러 이상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CNBC는 저축 계좌나 당좌예금 계좌에 현금이 부족하다는 사실은 많은 미국인이 월급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음을 시사하며, 예상치 못한 지출에 취약하다는 점을 반영한다고 전했다.
한편 로버트 루빈 전 연방 재무장관은 재정적자와 관련해 미국이 “끔찍한 상황”에 있다며 더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세금 인상을 촉구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루빈 전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 TV에 출연해 “리스크들이 엄청나며 그중 일부는 금리 인상처럼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부터 2022년까지 부채 증가의 약 60%가 공화당 행정부의 감세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러한 감세가 없었다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현재 대략 100%가 아닌 약 63%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