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비 학비 저렴, 기술직 위주 수요 높아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대학)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4년제 종합대학에 비해 학비가 싼 데다 실무와 기술 위주 교육으로 높은 취업률에 고액 연봉까지 받으면서부터다. 4년제 대학으로 진학 관문으로 여겨져 한때 줄어들었던 학생 수도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커뮤니티 대학의 위상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CBS 뉴스에 따르면 4년제 학사보다 커뮤니티 대학의 2년제 준학사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커뮤니티 대학에 관심을 갖는 학생과 학부모가 늘고 있다. 인기 상승 배경에는 커뮤니티 대학 졸업생들이 고액 연봉의 직종에 취업을 하고 있다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페이스케일의 조사 결과를 보면 4년제 대학 졸업생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커뮤니티 대학 졸업생 중 1위는 방사선 치료사로 초봉이 7만3,000달러나 되면 10년 정도 근무하면 10만7,400달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소프트웨어 공학 관련 취업자로 초봉 6만5,200달러이고 10년차 연봉은 10만5,700달러다. 3위는 계측 기술로 초봉 5만6,700달러에 10년차 연봉은 10만4,500달러에 달한다.
커뮤니티 대학 졸업생이 주로 취업하는 분야는 기술직을 포함한 블루칼라 직종으로 팬데믹 이후 블루칼라 직종의 구인난이 심해지면서 임금이 3년 전에 비해 30% 가까이 치솟았다. 같은 기간 전체 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상승률은 20% 수준에 그쳐 대조를 보이고 있다.
저렴한 학비도 커뮤니티 대학의 인기 상승에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의 연간 평균 학비는 2만9,000달러로 4년간 총 학비는 11만6,000달러에 달한다. 이에 반해 2년제 커뮤니티 대학의 연간 학비는 평균 1만1,391달러로 2년간 총 학비는 2만3,000달러에 불과하다. 4년제 대학의 5분의 1수준이다.
낮은 학비지만 커뮤니티 대학의 교육 과정은 철저한 실무와 기술 중심으로 구성된 것도 고수입 직종 취업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 대학은 지역 내 특정 산업과 밀접한 강좌를 맞춤형으로 개설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예컨대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칼리지는 최대 와인 생산지답게 와인 제조에 관한 강의를 개설해 놓고 있다. 미국 내 절반 정도의 커뮤니티 대학들이 농촌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지역에 맞는 교육 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 전역에 있는 2년제 커뮤니티 대학 수는 약 1,030개다. 커뮤니티 대학의 재학생 수는 지난 2010년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 지난해 공립 커뮤니티 대학을 기준으로 405만여 명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취업률 증가와 함께 고액 연봉 직종 진출이 늘어나면서 학생 수가 407만 여명으로 소폭이지만 상승했다. 이러는 사이 4년제 대학은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전국 대학 중 910개 교가 학비 수입이 감소하거나 지원율이 떨어지면서 재정난에 봉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인들의 4년제 대학 진학에 대한 인식도 변하고 있다. 지난 3월 월스트릿저널(WSJ)이 시카고대학과 공동으로 미국 내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6%가 4년제 학위를 따는 것이 현명한 생각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는 2013년 조사 때 40%, 2017년 47%에서 늘어난 수치다. 2년제 커뮤니티 대학의 위상이 상승하고 있는 반면에 4년제 대학의 위기론이 나오고 있는 대목이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