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경동나비
첫광고
엘리트 학원

“가난한 대학생 살린 장학금 이제 후배들에게 갚아야죠”

미주한인 | 사회 | 2023-05-10 08:49:43

가난한 대학생 살린 장학금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30대 한인 부부 장학재단 만든 사연

 

“정말 가난했던 대학생 시절 장학금이 없었더라면 학업을 끝마치지 못했을지도 몰라요. 장학금이 저를 살린 셈이죠. 그때 받은 고마움이 너무 커서 어려운 형편에 있는 젊은 학생들을 돕는 어른이 되자고 했던 다짐을 이제 실천하려 합니다.”

 

‘유 패밀리 파운데이션(You Family Foundation)’의 공동 창립자이자 바이올리니스트인 김주휘(미국명 패이 유)씨의 말이다. 그는 올해 34세의 6년차 주부다. 지난 2005년 한국에서 고교 1학년을 마치고 미국에 이민 온 주휘씨는 미국 적응과정 때문에 또래보다 3년 늦은 2010년 고교를 졸업했다.

 

바이올리니스트가 꿈이었던 주휘씨는 동부의 명문 사립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하고 싶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사립대 등록금을 마련하려고 고교 졸업 후 몇년 동안 투잡, 쓰리잡, 포잡을 뛰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주휘씨는 회상했다.

 

늦은 밤부터 새벽까지 분식집에서 아르바이트를 뛰고, 오전 5시 새벽기도에 참석한 다음 오전과 오후에 각기 다른 일터로 출근하는 고된 생활이 계속됐다. 그러나 아무리 돈을 모아도 등록금이 비싼 동부 사립대 학비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입학허가를 받은 존스홉킨스 대학을 포기하고 커뮤니티 칼리지를 거쳐 2016년 UCLA 음대에 만학도로 편입했다. 다행히 UCLA 학교 장학금과 외부 장학재단에서 받은 장학금은 주휘씨가 음대 학비와 레슨비를 감당하기에 충분했다. 주휘씨는 “우리 같은 고학생들에게 장학금이 이렇게 소중하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머리를 스쳤다”고 전했다.

 

주휘씨는 대학생 시절 한 모임에서 인연을 맺게 된 USC 출신의 리처드 유(29)씨와 지난 2017년 결혼했다. 주휘씨는 학생들에게 바이올린을 지도하는 강사로, 남편은 프리랜서 웹개발자로 일하면서 풍족하진 않더라도 어느 정도 안정된 삶을 마련했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자 자신과 비슷한 형편의 학생들이 학비 걱정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결심이 떠올랐다.

 

“지난해 이맘 때쯤 남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어요. 더 늦기 전에 장학재단을 만들어 보자구요.” 늘 주휘씨의 결정을 존중했던 ‘착한’ 남편 리처드 유씨는 이번에도 흔쾌히 제안을 받아 들였다.

 

이들 부부가 세운 재단 이름이 남편의 성을 딴 ‘유 패밀리 재단’이다. 주휘씨는 남편과 함께 재단의 공동 창립자다. 이들의 뜻에 동감한 친구 이정범·첼시 김씨 부부가 재단 이사로 합류해 큰 힘이 됐다.

 

드디어 지난 1일부터 이들 부부의 첫 장학사업이 시작됐다. 남가주에 거주하는 2023년 가을학기 대학 입학예정자(편입생 포함)로서 한국어와 영어로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한 학생들이 지원 대상이다.

 

주휘씨는 “장학금 신청 당시 경험으로 보면 너무 지원 요건이 복잡하면 지원 자체가 망설여지더라”면서 “그래서 가을학기에 입학하는 신입생과 편입생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요건을 단순화 시켰다”고 설명했다.

 

신청기간은 오는 31일까지다. 신청방법은 재단 웹사이트(youfamilyfoundation.org/#/scholarship)에서 양식을 내려 받아 작성한 서류를 이메일(youfamilyfoundation@gmail.com)로 보내면 된다.

 

지원자 중에서 장학금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4명을 뽑아 500달러씩의 장학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주휘씨는 “요즘처럼 대학 등록금이 비싼 상황에 500달러가 적은 돈일 수도 있지만 이 장학금이 더 큰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마중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물론 장학기금이 더 쌓이면 앞으론 더 많은 학생들에게 더 큰 장학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휘씨는 약속했다. 애나하임에 있는 ‘드웰링 플레이스’ 교회를 섬기는 주휘씨는 신학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음악을 활용한 목회가 효과적인 선교방법이라는 생각에서다.

 

UCLA와 USC가 풋볼이나 농구 시합을 할 때 어떻게 응원하느냐는 질문에는 “시합이 있는 그날은 각방을 쓰는 날이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항상 뜻을 같이하는 신앙인”이라고 활짝 웃었다. 문의 (213)249-3799

 

<노세희 기자>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국인 1만명 중 23명꼴로 노숙자…노숙자 역대 최고폭 늘어
미국인 1만명 중 23명꼴로 노숙자…노숙자 역대 최고폭 늘어

전년 대비 18% 증가한 77만명…비싼 집값·이민 급증이 원인2024년 1월 19일 미국 워싱턴DC의 국무부 청사 인근 공원에 형성된 노숙자 텐트촌. (워싱턴=연합뉴스)   올해

인신매매 조직  20대 두 여성에 중형
인신매매 조직  20대 두 여성에 중형

귀넷법원, 각각 25년∙15년 선고 귀넷 법원이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 구속 중인 두 여성에게 중형을 선고했다.귀넷법원은 26일 지난해 갱단 소속으로 인신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유죄

애틀랜타 실업률 변동 없어
애틀랜타 실업률 변동 없어

10월, 11월 실업률 연속 3.5% 기록교육 및 보건업 일자리 사상 최고점 조지아 노동부는 지난 26일, 메트로 애틀랜타 실업률이 10월과 11월에 3.5%로 변동이 없다고 발표

집 빌려 새해맞이 대형 파티 ‘원천봉쇄’
집 빌려 새해맞이 대형 파티 ‘원천봉쇄’

에어비앤비, AI이용 예약 차단지역정부도 '파티 하우스'규제  연말연시를 맞아  에어비앤비 등을 이용해 주택을 단기임대한 뒤 대형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면 미리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연말 여행, 애틀랜타에서 떠나는 특별한 여행지 4곳
연말 여행, 애틀랜타에서 떠나는 특별한 여행지 4곳

데이토나 비치에서 겨울 나기퀴라소 메리어트 비치 리조트 연말에 들어서면서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애틀랜타에서 자동차나 비행기로 떠날 수 있는 여행지 4곳을 AJC가 소

조지아텍 재학생 규모 급증∙∙∙조지아 최대
조지아텍 재학생 규모 급증∙∙∙조지아 최대

현 총장 부임 후 증가세 두드러져온라인 강좌 ∙편신입생 크게 늘려학생 대 교수 비율은 다소 악화돼  최근 수년간 조지아텍 성장이 조지아는 물론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지역신문

취약 이민자 가정 식품매장 무료이용
취약 이민자 가정 식품매장 무료이용

뷰포드Hwy 이민자 지원 비영리단체종료 파일럿 프로그램 재개 지원 요청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처한 이민가정에 대한 식품지원 활동을 해온 한  비영리단체의 종료된 파일럿 프로그램이 재

화려한 연말 행사, 정말 괜찮으신가요?
화려한 연말 행사, 정말 괜찮으신가요?

연말, 행복의 그림자 우려'휴일 우울증'과 극복 방법 연말 행사로 인한 정서적 압박이 정신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연말의 쇼핑과 파티, 축제 등이 기쁨과 행복을 줄 수 있지만,

90세 한인 노인 살해 경비원 기소
90세 한인 노인 살해 경비원 기소

여성 경비원 김씨를 50차례 이상 찔러 지난 9월 벅헤드의 노인 아파트에서 90세 한인 노인 김준기 씨를 50번 이상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은 경비원이 기소됐다.풀턴카운티 슈피리어

유명 인공눈물 곰팡이 감염 리콜
유명 인공눈물 곰팡이 감염 리콜

FDA “실명 유발 우려”   미 전역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명 인공 눈물 제품이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곰팡이 오염 가능성으로 인해 리콜 조치됐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은 글로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