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자릿수 가격인상까지…고유가에 직원도 부족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가라앉으며 해외 여행이 재개됐지만, 항공 요금은 천정부지로 치솟은 채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운용할 수 있는 항공기와 직원 부족, 고유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여행정보 조사기관인 포워드키즈(ForwardKeys) 조사 결과 2019년부터 올해까지 뉴욕-멕시코 칸쿤 항공료는 191% 상승했다. 한국 서울-싱가포르 139%, 영국 런던-아랍에미리트 두바이 128% 등으로 국제선 대다수 항공료가 팬데믹 기간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는 그 원인으로 우선 비행기 수 자체가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여행 수요가 줄어들며, 대부분의 항공기가 유휴 상태에 놓였기 때문이다. 전 세계 상용 항공기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만6,000대가 팬데믹 기간 운행을 멈췄다. 이 항공기들이 다시 서비스 재개 상태로 준비되기 위해서는 내부 및 엔진 점검 등 최소 100시간이 걸린다. 대다수 항공사들은 코로나 이전 보다 적은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 수요가 줄어들면서 항공사 직원도 일자리를 잃었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는 약 2,000억달러 손실을 입고, 수천 만 개의 항공업 일자리도 줄어들었다. 항공사들은 직원 재채용에 힘쓰고 있지만,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항공사들은 높은 임금으로 직원들을 채용하고 있는데, 고임금이 항공료에도 반영됐다는 게 블룸버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코로나19 기간 여행 욕구가 억제된 소비자들이 항공료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생겼다는 점이다. 숙박 예약 앱 부킹닷컴이 향후 12~24개월 동안 여행 계획 중인 성인 2만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사람들은 코로나19로 잃어버린 지난 3년에 대한 보상심리로 여행을 더 관대하게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고공행진 중인 유가도 항공료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했다. 원유 가격은 2019년 1월보다 50%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관광 큰손’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도 항공료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국 여행객들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2,800억달러를 여행에 사용했는데, 중국은 다른 국가들보다 조금 느린 지난해 말이 돼서야 해외여행 제재를 풀었다.
아시아태평양항공협회는 중국이 국제 여행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려면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