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뇌사 판정… 9일 만에 생명유지장치 제거
1991년 에미상…전 연인 엘런 "슬픈 날"
최근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았던 미국 여배우 앤 헤이시(53)가 사고 9일 만에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떠났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헤이시 대변인 홀리 베어드는 이날 "헤이시가 평화롭게 생명유지장치를 떼어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헤이시 대변인은 고인의 장기를 기증받을 환자가 나타남에 따라 생전 본인의 뜻대로 생명유지장치를 제거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으로부터 새 생명을 받게 될 환자 등 장기기증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예매체 TMZ는 "장기기증은 가장 신성한 의료 절차"라며 유족이 고인의 평소 뜻을 받들기로 했다고 전했다.
유족은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밝은 빛이자 친절한 영혼을 잃었다"며 "진실의 편에서 사랑의 메시지를 전파해온 그의 용기는 영속적인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은 지난 5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차를 몰다가 자신의 집 근처 주택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차가 화염에 휩싸이며 전신화상을 입은 그는 11일 뇌사 판정을 받았다.
고인은 1990년대 중반까지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스타로 통했다.
영화 '나는 네가 지난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1997), '식스 데이즈 세븐 나이트'(1998) 등에 출연했고, 1991년 인기 드라마 '어나더 월드'로 에미상을 받았다.
헤이시는 1990년대 여성 방송인 엘런 디제너러스와 3년간 교제하며 할리우드의 유명 동성 커플로도 관심을 끌었다.
두 사람의 관계는 1997년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 손을 잡고 등장하면서 알려졌다. 할리우드에서 동성애가 완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때였다.
고인은 2021년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 후 10년간 작품활동을 하지 못하는 등 디제너러스와의 관계 때문에 할리우드에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말한 바 있다.
디제너러스와 결별한 뒤에는 카메라맨 콜먼 라푼과 한때 결혼 생활을 했고 캐나다 배우 제임스 터퍼와도 사귀었으나 2018년 헤어졌다.
고인은 라푼, 터퍼와 사이에서 각각 아들 1명을 뒀다.
헤이시를 잃은 디제너러스는 전날 SNS에 "정말 슬픈 날"이라는 글을 올렸고, 라푼과 터퍼도 고인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추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