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시승기
LA서 시승행사 성황… 93년 나온 한국 최장수 SUV
넉넉한 실내공간·뛰어난 승차감… 주행거리 500마일 이상
기아가 새로 내놓은 하이브리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스포티지는 매력적인 하이브리드차다. 기아가 독자 개발해 1993년 탄생한 스포티지는 한국 SUV 중 최장수 모델이자 다음해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선두에 내세운 자동차이기도 하다.
이번에 새로 하이브리드를 라인업에 넣으면서 1.6 가솔린 터보 엔진과 44㎾ 출력을 내는 전기모터가 들어갔다. 가장 중요한 주행 효율성도 공인 복합연비 기준 43mpg로 1회 급유에 500마일 이상을 달릴 수 있어 하이브리드차의 매력을 갖췄다.
외관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중형 SUV로 느껴질 정도로 차체 크기가 커졌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 제원 상으로 이전 세대보다 전장 7.1인치, 전폭 3.4인치가 늘어났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해 4인 가족이 여유롭게 타는 패밀리카로 사용해도 문제가 없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 <’ 형태로 배치된 전면부의 주간 주행등이 인상적이다. 눈을 질끈 감은 이모티콘을 떠오르게 해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지만 호감을 주는 요소들이 좀 더 눈에 들어왔다. 심플한 후면부까지 더해져 디자인 측면에서 혹평을 받았던 이전 세대 모델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가 많다.
본격적으로 주행을 시작하자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느낄 수 있었다. 먼저 일반 도로 주행 중 에코 모드로 저속 주행을 했는데 모터로 달리는 만큼 정숙성이 빛을 발했다. 전반적으로 SUV가 아니라 세단을 운전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조용하고 기존 가솔린, 디젤 모델보다 진동도 적었다.
가장 높게 평가하고 싶은 점은 승차감인데 과속방지턱과 같은 요철을 통과할 때도 떨어진다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넘어갔다. 여기에 브레이크 감도가 부드러워 도심에서 브레이크를 많이 쓰는 상황에서 발목의 피로감이 덜했다.
프리웨이에 진입하자 하이브리드차로서 기대 이상으로 치고 나가는 힘이 느껴졌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구동 모터를 조합해 시스템 최고 출력 227마력을 자랑한다. 이에 시속 80마일까지는 금세 도달하고 고속 주행 중에도 차량이 힘들어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다만 달리는데 초점이 맞춰진 SUV는 아닌 만큼 하이브리드 차로서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엔진과 모터의 힘이 합쳐져야 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추월 가속을 진행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첨단 운전 기능을 본격적으로 사용해봤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에는 승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다양한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이 적용됐다. 프리웨이에서 고속주행보조(HDA) 기능을 사용하니 자율주행이 거의 가능했다. 앞차와 간격이 자동으로 조절되며 속도를 높이고 낮췄고 차로가 유지되며 핸들 역시 차로 유지를 보조했다. 이에 운전자는 핸들에 손을 얹은 채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며 전방을 주시하기만 하면 됐다.
기아의 정통 SUV로 연비 효율성 매력까지 더해진 2023년형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LX, EX, 그리고 SX-Prestige 세 가지 트림으로 출시된다. 시작가는 LX FWD 모델 기준 27,290 달러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