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건선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여간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다. 건선은 경계가 분명한 은백색의 좁쌀 같은 발진으로 덮여 있는 홍반성 피부를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이다.
간혹 건선과 건성 습진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건성 습진은 건조한 계절에 미세한 각질이 일어나고 피부가 갈라지는 현상인데 반해 건선은 경계가 명확한 홍반 위에 두꺼운 각질이 생긴다. 건선은 흔히 무릎과 팔꿈치에 가장 많이 생기고 엉덩이나 두피에 나타나기도 한다. 더욱 퍼지는 경우 팔다리 등 온몸의 피부가 발진으로 덮이게 된다.
건선은 피부 면역세포의 활동성 증가로 분비된 면역 물질이 각질세포를 자극해 각질과 염증을 과다 증식시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 발병의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발생 메커니즘을 통해 유추할 때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약물, 피부 자극, 스트레스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환자마다 발병 원인이 다양한 만큼 치료법도 다르다. 비타민 D와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바르는 국소 치료, 광선 치료, 범위가 넓으면 사이클로스포린ㆍ아시트레틴ㆍ메토트렉세이트 약 복용 등이 있다.
최근에는 건선 증상을 유발하는 면역 체계를 조절하는 생물학적 제제들이 나와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치료 외에 환경 및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건선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다. 건조한 환경과 추위, 음주와 피로, 스트레스가 악화 요인으로 꼽히므로 적정한 자외선과 따뜻한 온도, 수분을 유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금연 및 절주,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화정 고려대 안산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은 대표적인 피부과 만성질환으로 완치되는 환자도 있으나 대부분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서 심각한 부작용 없이 병변이 완전히 소실되거나 호전을 보이도록 하고 장기간 재발을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유 교수는 “건선으로 한 번 진단을 받았다면 증상이 완화됐다고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해 꾸준한 관리ㆍ치료를 해야 하며 증상 발현과 정도를 줄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