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대학 등록금 4배 수준
미국의 명문 사립학교 연 등록금이 무려 6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팬데믹 기간 가격이 급등했는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비용을 학부모에 떠넘긴 것이어서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1일 전국사립학교협회에 다르면 교육비가 가장 비싼 것으로 알려진 뉴욕에서 학생 1인당 연 등록금이 6만달러가 넘는 사립학교가 처음 나타났다. 협회에 따르면 스펜스스쿨이 6만880달러로 가장 비싼 등록금을 기록했고 컬리지에트스쿨도 6만400달러로 6만달러를 돌파했다. 이외에도 호래스만스쿨이 5만9,800달러, 채핀스쿨이 5만9,700달러로 비싼 등록금을 기록했다. 해당 등록금에는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과서와 점심식사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각종 비용이 포함되면 6만달러보다 비싼 등록금을 기록한 사립학교는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국사립학교협회에 따르면 뉴욕의 사립학교 연 등록금 중위값은 10년 전인 2010년도에 3만3,933달러였다. 10년 후인 지금 해당 비용보다 54.4% 증가했는데 이는 물가상승률 보다 높은 것이다. 또한 다수 사립학교들이 등록금 대신 기숙사 등의 추가 비용을 새로 내게 하는 방식으로 학교를 운영했음을 고려하면 실제 학교를 다니는데 비용은 훨씬 더 많이 올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단순 등록금만 봐도 사립학교 비용은 북부 지역의 미국 4년제 공립대학 연평균 등록금(1만3,878달러)의 4배 수준이 됐다.
올해 사립학교 등록금이 크게 오른 것은 코로나19 방역이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에서 연 등록금이 두 번째로 비싼 컬리지에트 스쿨은 학부모에게 보낸 등록금 통지서를 통해 “등록금 인상이 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을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가 진단 키트 마련과 의료진 구축 등 교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드는 비용을 사실상 학부모들에게 떠넘긴 것이다.
사립학교들이 이렇게 비싼 등록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오른 가격에도 수요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류층 학부모들이 공립학교에 아이를 보내면 코로나19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해 사립학교에 보내려고 한다는 설명이다. 뉴욕의 교육전문업체 스쿨서치엔와이씨의 로빈 아르노 컨설턴트는 “사립학교 교육이 비싼 만큼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항상 있다”고 밝혔다.
<이경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