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젤렌스키와 50분 통화, 군사·재정 등 추가지원 요구
조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에 이어 우크라이나 정상과 연이틀 전화통화를 갖고 전쟁 방지 총력전을 펼쳤다. 또 미국은 백악관과 국방부를 앞세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단호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재차 경고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13만 명의 군병력을 우크라이나 접경에 배치하고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50분 동안 전화통화를 가졌다. 하루 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벌인 담판에서 성과는 없었지만 양국 간 중재 노력을 이어간 것이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했다”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 강행 시 단호한 대응도 약속하며 외교 해법 추구도 언급했다.
적극적인 요구는 우크라이나 쪽에서 나왔다. CNN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에 군사ㆍ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미국이 더 발전된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포함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군사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새로운 요구가 포함됐다”라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를 방문해달라는 요청도 했다. 하지만 특별한 답이 나오지는 않았다. 미국 측은 바이든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미국은 러시아를 견제하면서도 자신들의 직접적인 군사력 투입과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은 차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러시아를 향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병력을 증강하는 방식, 그들이 작전을 수행하는 방식을 고려할 때 조만간 (러시아의) 대규모 군사 행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의 공습, 미사일과 폭탄 공격, 러시아 지상군의 우크라이나 국경 진격 등이 침공 초기 예상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여전히 외교적 진전을 위한 시간과 공간이 있다고 믿는다”면서도 “그 시간 요소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의 위협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군 병력이 최근 10만 명에서 13만 명으로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80개 넘는 대대급 전술단의 선두 공격, 헬기를 이용한 공수부대 투입 전술 등이 거론된다.
러시아군은 지난해 10월 이후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한 이스칸데르 지대지 미사일 여단을 3배로 늘렸고 수호이 Su-35 전투기와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등도 새로 배치했다. 흑해에도 러시아 해군 함정이 집결 중이다. 모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를 직접 겨냥하는 동시에 제공권과 제해권을 장악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