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연설서 1·6사태 옹호
차기 대선 출마 간접 시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작년 1월6일 발생한 연방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처벌을 받았거나 처벌 위기에 있는 참가자들에 대한 사면을 언급하면서 2024년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일 밤 텍사스주 콘로에서 열린 ‘세이브 아메리카’ 집회 연설에서 “(2024년 대선에) 만약 출마해 승리하면, 1월6일에 참여했던 사람들을 공정하게 처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아주 불공정하게 대우를 받고 있기 때문에 사면이 필요하다면 그들을 사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작년 1월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백악관 인근에서 ‘선거사기’를 주장하는 집회를 가진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확정하려는 연방 의회로 몰려가 창문을 깨뜨리고 의회 경찰들을 공격하며 난동을 벌였다.
이 때문에 생명의 위협을 느낀 의원들과 의회 직원들이 긴급히 대피하면서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위협받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승리 확정이 수 시간 지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미국 안팎에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 ‘미국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비등했다. 이후 법무부가 방대한 조사에 나서 난동에 참여했던 725명을 체포했으며 지금까지 225명을 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고 CNN은 전했다.
특히 이 가운데 150여 명은 경찰 폭행 혐의로, 50명 이상은 범죄 모의 혐의로 기소됐으며 20여 명은 이미 유죄를 인정했다.
또 당시 지지자들 집회에서 연설하며 ‘선거사기’를 주장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퇴임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내란 선동 등의 혐의로 재임 중 두 번째 탄핵대상이 되는 불명예를 얻었다.
탄핵안은 민주당 주도의 하원에서 가결됐으나 민주당과 공화당이 양분된 상원에서는 부결됐다.
당시 연방상원의 트럼프 탄핵 심판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던 공화당 소속 7명 의원 가운데 한 명인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메인주)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 언급은 부적절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 나와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콜린스 의원은 “1월6일은 우리 역사상 암흑의 날이었다”면서 “(난동 참여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사법 절차가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며 사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에 여론의 비판에도 자신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비롯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 등을 사면하거나 감형하는 등 대통령의 권한을 행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