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 "하루 길어졌다가 1·2개월 뒤 회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여성에게 생리주기가 일시적으로 하루 정도 길어졌다가 1·2개월 뒤 회복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예일대 의대와 오리건보건과학대, 브라운대 워런앨퍼트의대 공동 연구팀이 생리주기 관리 앱을 사용하는 여성 4천여명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전후 생리주기 변화 등을 조사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생리주기가 길어졌다거나 생리통 또는 출혈량이 달라졌다는 여성들의 지적이 많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이런 주장을 처음으로 확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산부인과학'(Obstetrics & Gyne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의 여성이 사용하는 생리주기 관리 앱을 만든 내추럴 사이클스 연구진과 함께 백신 접종자 2천400명과 미접종자 1천550명이 실시간으로 입력한 생리주기를 6개월간 조사했다. 연구 참여자는 모두 18∼45세 미국 거주자들이다.
조사 결과 백신 접종자들의 생리주기는 백신 접종 전보다 접종 일이 포함된 주기가 평균 하루 정도 길어져 29일이 됐다가 한 달 또는 두 달 후 28일로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 생리주기 안에 백신을 두 차례 접종한 경우에는 생리주기가 이틀 길어지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백신 미접종자들의 경우 같은 연구 기간에 생리주기 변화는 나타나지 않았다.
예일대 휴 테일러 교수는 이 연구는 코로나 백신 접종 후 생리주기가 변했다는 여성들의 경험 보고를 처음 확인한 것 중 하나라며 생리주기 변화는 크지 않았고 일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생리주기가 한두 차례 변하는 것은 짜증 날 수는 있지만, 의학적으로 해로운 것은 아니다"리며 대신 폐경기 여성이 백신 접종 후든 아니든 다시 출혈이 있었다면 심각한 질환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다만, 이 연구가 미국에 거주하는 생리주기 관리 앱 사용자에 초점을 맞춘 것이어서 국가적 대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이 어떻게 생리주기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는 다른 백신들도 이런 영향을 미치는지 등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생리주기가 규칙적인 여성들의 경우도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시상하부와 뇌하수체, 난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는 생리주기는 환경적 요인, 스트레스 요인, 생활 변화의 영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니스 케네디 슈라이버 국립 아동보건·인간개발연구소 소장 다이애나 비앙키 박사는 "생리주기가 하루 정도 길어지는 것은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며 "이 연구가 백신 개발이나 임상시험을 하는 연구자들이 생리주기에 관해서도 관심을 두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