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재계 CDC에 단축 요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고 더는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을 경우 격리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현재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감염자는 증상이 나타났거나 양성 판정을 받은 첫날부터 10일간 격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보건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은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선 더 짧은 기간의 격리를 권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예일 국제보건연구소의 사드 오메르 소장은 백신 접종 완료자가 코로나19에 걸렸으나 무증상 또는 경증일 경우 두 차례 신속 진단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4일 또는 5일만 격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오메르 소장은 “CDC가 이 방안을 재고해서 권고를 내려줄 것을 촉구한다”며 백신 미접종자와 증상이 심한 백신 접종자에 대해선 기존 CDC 권고를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격리 규정 탓에 인력난이 심해진 항공업계도 격리기간 단축을 요구 중이다.
로빈 헤이스 제트블루항공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CDC에 공개서한을 보내 “보건의료 종사자, 응급의료요원, 항공 인력 등 필수 근로자 중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10일간 격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의 에드 배스천 CEO도 하루 전 CDC에 서한을 보내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완전히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의 10일 격리는 우리 인력과 운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미크론 등 코로나19에 걸린 직원들이 많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항공편 결항 사태를 빚고 있다.
최근 CDC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무증상인 감염 의료진의 격리 기간을 7일로 단축했는데, 역시 인력난 심화가 우려되는 다른 필수 업종으로도 이를 확대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미 격리기간 단축을 결정한 사례도 나온다. 뉴욕주가 24일 필수 근로자들은 사업주 재량에 따라 처음 양성 판정을 받은 지 5일 만에 직장에 복귀할 수 있다는 새 보건정책을 발표했다.
캐시 호컬 주지사가 공개한 새 정책에 따라 백신 접종을 마쳤으나 코로나19에 걸린 뉴욕주 필수 근로자들은 72시간 동안 콧물과 기침, 열 등의 증상이 없는 경우 격리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학계의 연구도 백신 접종자 격리 단축론의 근거가 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연구진이 미국프로농구(NBA) 관계자들의 감염 사례를 연구해 이달 초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자는 최대 8일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지만, 접종 완료자는 이보다 2일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