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dL 이상이면 유전적 성향이 강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ㆍFH)’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상학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팀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의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등록 사업’에 참여한 296명의 환자 특징을 분석한 결과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중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하는 LDL 수용체의 유전적 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정상 체중에 금연ㆍ절주 등 생활 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고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 대비 1.5~4배 높아지는 것으로 보고된다.
혈중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하면서 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위험도 보통 사람보다 5배가량 높다. 유전적 변이가 원인이어서 자녀에게 유전될 확률이 50% 정도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져도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어 치료 적기를 놓치고 심혈관 질환이 발생한 뒤에야 진단받을 때가 많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그동안 이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만한 한국인 고유 자료가 부족했다.
일반인과 비교한 연구 분석표에서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이 넘으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일 가능성이, 225가 넘으면 유전자 돌연변이일 가능성이 높았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이상학 교수는 “국내 환자 데이터를 가지고 한국인에게 나타나는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특징을 밝혀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고 했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진단된 환자의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25㎎/dL 이상이면 여러 개가 아닌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77이 넘으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의심할 수 있고, 자녀를 포함한 가족들도 추가로 발병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로 확인한 한국인 고유의 특성을 향후 국내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진료 방침을 세우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동맥경화와 혈전(Journal of Atherosclerosis and Thrombosis)’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